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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11, 2015

A Critical Introduction to 'A Course In Miracles'

A Critical Introduction - A Course In Miracles

A Critical Introduction to 'A Course In Miracles' :
A Psychopathological Analysis of Helen Schucman and her Writing, 'A Course In Miracles'

비판적 소개 - 기적에 이르는 길 ( A Course in Miracles ) :
'기적에 이르는 길'과 저자 헬렌 슈크만에 대한 정신병리학적 분석

    - 박인영 ( www.facebook.com/misaelpark )
       Copyright © Misael Park ;  misaelpark@gmail.com


        - 목차 -

    0. 기적에 이르는 길 / A Course in Miracles

    1. [기적에 이르는 길]의 현재

    2. [기적에 이르는 길]의 탄생-집필 이야기

    3. [기적에 이르는 길]의 편집, 교열, 증보 작업과 다양한 판본들

    4. [기적에 이르는 길]의 구성과 핵심메시지

        4.1 [기적에 이르는 길]의 핵심메시지

        4.2 [기적에 이르는 길] 제 2 권, 학생용 자습서(Workbook for Students)

        4.3 [기적에 이르는 길] 제 3 권, 교사용 지침서(Manual for Teachers)

    5. [기적에 이르는 길]의 중심사상

        5.1 세계관(世界觀)과 신관(神觀)

        5.2 [기적에 이르는 길]의 우주기원설과 구원론

          5.2.1 [기적에 이르는 길]의 우주기원설(宇宙起原說: Cosmogony)

          5.2.2 [기적에 이르는 길]의 구원론(救援論: Soteriology)

        5.3 [기적에 이르는 길]의 성령론(聖靈論)과 그리스도론

          5.3.1 [기적에 이르는 길]의 성령론(聖靈論)

          5.3.2 [기적에 이르는 길]의 그리스도론

    6. [기적에 이르는 길]과 그리스도교

        6.1 [기적에 이르는 길]과 그리스도교의 공통점

        6.2 [기적에 이르는 길]과 그리스도교의 중요 차이점

    7. [기적에 이르는 길]과 그노스티시즘(Gnosticism)의 유사성

    8. 結語





0. 기적에 이르는 길 / A Course in Miracles

[기적에 이르는 길 (A Course in Miracles)]은 미국의 여성심리학자 헬렌 슈크만(Helen Schucman 1909 – 1981)이 지은 심리학적 자기(自己)계발서이자 영성(靈性)훈련 지침서이다. 300 부 정도 인쇄되었던 영어 원문의 소규모 간이인쇄본은 1975 년에 나왔으며, 본격적인 대량 인쇄본은 1976 년에 처음 발행되었다. 책은 본문(Text), 학생용 자습서(Workbook for Students), 교사용 지침서(Manual for Teachers) 3 권 합본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적에 이르는 길]의 제 1 권인 본문(Text)은 이 책의 중심사상을 담고 있다. 제 2 권인 학생용 자습서(Workbook for Students)는 이 책의 세계관과 인생철학을 독자들이 체득하고 또한 매일매일의 일상생활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365 일 분에 해당하는 매일 묵상집이다. 제 3 권 교사용 지침서(Manual for Teachers)는 [기적에 이르는 길]을 공부하며 실천하는 가운데 떠오를 수 있는 철학적, 종교적, 세계관적 질문과, 그 질문에 대한 답변 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1976 년에 발행된 대량 인쇄본 제 1 판부터 이 책의 제 3 권인 ‘교사용 지침서’ 마지막 부분에 ‘용어설명(Clarification of Terms)’이 추가되었다. 용어설명(Clarification of Terms)은 [기적에 이르는 길]에 나오는 핵심 개념들을 설명한다.

1. [기적에 이르는 길]의 현재

오늘날 인터넷 검색엔진의 검색창에 영어로 ‘기적에 이르는 길’ 곧, ‘A Course in Miracles’를 넣어 검색해 보면, 셀 수 없이 많고 다양한 관련사이트, 논문과 비평글, 관련 서적, 잡지, CD, DVD, 동영상 자료, MP3와 같은 음성 / 음악 자료, 교육단체와 훈련기관 홈페이지, 개인홈페이지, 전세계의 수많은 인터넷 공부모임, 그 수준과 내용이 천차만별인 무수한 개인 블로그(Blog)들과 공동 블로그 들을 찾아 볼 수 있다.  [기적에 이르는 길] 그 자체는 1976 년 정식 대량 인쇄본으로 발간된 이래 심리학적 자기계발서와 구도(求道)-영성 서적 분야의 국제적 스테디 셀러(steady seller)이다. 독일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러시아어, 헝가리어, 크로아티아어, 슬로베니아어, 불가리아어, 네덜란드어, 덴마크어, 스웨덴어, 핀란드어, 폴란드어, (대만)중국어, 히브리어, 남아프리카공화국어와 같은 세계 주요언어 번역본들이 이미 나와 있다. 그리고 또 다른 수많은 언어와 함께 현재 한국어로도 그 번역 작업이 진행 중이다.

[기적에 이르는 길]이 이처럼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수요와 장기간의 반향을 불러 일으키는 까닭은 대략 네 가지이다:

( 1 ) 유명 철학자 켄 윌버( Ken Wilber ), 그리고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큰 영성가이자 유명 작가인 에크하르트 톨레( Eckhart Tolle )가 [ 기적에 이르는 길]을 짧게나마 좋게 촌평했다고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영성가나 철학자로서 이들이 독자와 청중들에게 전달하고 일깨우고자 하는 말과 내용보다, 이들의 권위를 신봉-의존하고자 하는 상당수의 유아적이고 피상적인 영성서적 독자/청중 들에게 [기적에 이르는 길] 역시 무조건 숭상해야 할 권위있고 신비로운 영성서적이자 영성운동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 2 ) [기적에 이르는 길]을 지침으로 삼아 나름대로 삶의 긍정적인 변화를 체험한 사람들의 자서전과 경험담, 상담심리학적 활용서적 들이 많이 나왔고, 그 중 몇몇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마리안느 윌리암슨(Marianne Williamson)의 [사랑에 돌아오다 (A Return to the Love : Reflections on the Principles of ‘A Course in Miracles’, Harpercollins, 1st edition, 1992], 제랄드 잠폴스키(Gerald G. Jampolsky)의 [사랑은 두려움을 놓아버리는 것(Love is Letting Go of Fear, Celestial Arts, 1st edition, 1979)], [용서 : 가장 위대한 치유자 (Forgiveness : The Greatest Healer of All, Atria Books/Beyond Words, 1999)] 들이 그 본보기이다. 그래서 그런 책들을 읽고 좋은 느낌을 받은 독자들이 [기적에 이르는 길]을 찾아보게 되었다.

( 3 ) 특히 마리안느 윌리암슨(Marianne Williamson)은 미국 TV의 유명 토크쇼(Talkshow)인 오프라 윈프리 쇼(Oprah Winfrey Show)에 출연했고, 거기서 [기적에 이르는 길]을 삶의 원칙으로 삼은 ‘실천-체험적 자서전’이라 할 수 있는 마리안느 윌리암슨의 책 [사랑에 돌아오다(A Return to the Love)]가 상세히 소개되었다. 미국과 전세계의 TV시청자와 독자들, 특히 중산층 여성들에게 지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전세계 TV 토크쇼의 여왕으로 불리우는 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는 자신의 웹사이트(Website)와 인터넷-라디오 방송에도 [기적에 이르는 길]을 소개하고, 매일 묵상 형식의 [기적에 이르는 길] 관련 동영상이나 음성자료도 올렸다. 그래서 오프라 윈프리 쇼(Oprah Winfrey Show)의 전세계 시청자들이 결과적으로 [기적에 이르는 길]의 독자가 되었다.

( 4 ) [기적에 이르는 길]의 탄생, 집필 과정이 몹시 신비하며 예사롭지 않다고 알려져, 사람들의 관심과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면 다음에는 무척 특별하다고 알려진, [기적에 이르는 길]의 탄생-집필 과정에 대해 알아보자.

2. [기적에 이르는 길]의 탄생-집필 이야기

[기적에 이르는 길]을 지은 헬렌 슈크만(Helen Schucman 1909 – 1981)은 이 책을 자기가 쓰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자신은 단지 부르는 대로 받아 적은 대서인(代書人)이요 필사자(筆寫者: Scribe)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 책의 진정한 저자는, 자신을 찾아왔던 신비로운 ‘내면의 목소리(Inner Voice)’였다고 한다.

그런데, [기적에 이르는 길]의 내용을 보면, 특히 그리스도교와 관련해서, 예수의 가르침과 죽음, 부활 들에 대해 명백한 1인칭으로 직접적 설명과 체험적 발언을 하고 있으므로, 헬렌 슈크만이 책의 저자로 지목한 목소리(The Voice)의 주인은, 적어도 이 책의 논리와 맥락 안에서는 그리스도교의 ‘예수 그리스도’라는 엉뚱하고 당황스런 결론이 나온다.

회의론자들은 바로 이 점 때문에 [기적에 이르는 길]을 황당하고 허무맹랑한 뉴에이지(New Age)식 영매문학(靈媒文學: Channeling Literature)의 한 사례로 치부해 가치절하한다. 또한 바로 같은 이유에서 그 열광자들은 [기적에 이르는 길]을, 현대를 위한 예수 그리스도의 직접 계시와 결정적 가르침으로 신성-신비화하며 그 문구 하나하나에 매달리며 광신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기적에 이르는 길]을 집필한 헬렌 슈크만은 심리학 박사였으며, 미국 뉴욕(New York) 콜럼비아-장로교 병원(Colombia-Presbyterian Medical Center) 임상-연구 심리학자(Clinical and Research Psychologist)였고, 나중에는 이 병원 부속의대 임상심리학과 부교수(Associate Professor of Medical Psychology at the College of Physicians and Surgeons at the Columbia-Presbyterian Medical Center)가 된다. 이 병원의 심리학과 책임자(Director of the Psychology Department)는, 헬렌 슈크만보다 14 살 연하 남자인 윌리엄 테드포드(William M. Thetford  1923-1988)였다. 그 역시 심리학 박사였으며 콜럼비아 대학 의대 임상심리학과 교수(Professor of Medical Psychology at Columbia University's College of Physicians and Surgeons)였고, 병원 안에서는 헬렌 슈크만의 직속상급자로서, 1958 년 헬렌 슈크만을 자신의 연구원으로 직접 발탁, 고용한 사람이었다.

윌리엄 테드포드의 채용으로 헬렌 슈크만이 병원에 들어온 이후, 두 사람은 업무수행 의지와 연구능력에서 서로 믿고 의지하는 직장동료이자 긴밀하고 절친한 직속상하급자 관계에 있었지만, 한편으론 사사건건 심한 의견 충돌과 감정 싸움을 겪고 일으키며 서로 몹시 힘들어 하는 불행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두 사람 사이의 이런 갈등의 중심에는, 헬렌 슈크만의 윌리엄 테드포드를 향한 일방적이고 과도한 애증(愛憎) 감정과 윌리엄 테드포드의 동성애(同性愛) 문제가 있었다. 헬렌 슈크만은 전형적인 애정결핍 증상이라 할 정도로, 대인관계에서 특정인물에 대해 유별난 독점욕과 집착을 보이는 경향이 있었는데, 훤칠한 키의 미남이며 온화하고 품위 있는 신사 성품의 직장상사이자 연하남 동료였던 윌리엄 테드포드에게 동료애나 순수한 우정 이상의 연애감정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윌리엄 테드포드는 육체적-본능적으로 활발하고 왕성한 동성연애자(同性戀愛者)였고, 정신적으로는 평범한 이성애자(異性愛者)이기를 바라는 자기모순 속에 살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2차 세계대전 말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파멸시킨, 미국의 극비 원자폭탄 연구개발사업, 이른바 ‘맨하튼 프로젝트(Manhattan Project)’의 인사-보안 담당 책임자로 일한 전력이 있었고, 그 후에도 뉴욕 병원의 심리학과 학과장과 의대교수 일을 하는 내내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비밀요원이라는, 고독하고 그늘진 비밀직업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었다.

헬렌 슈크만은 신랄한 비판과 경쟁-시기심, 냉소적인 언어폭행과 정서적 변덕으로 윌리엄 테드포드를 끊임없이 자극하며 괴롭혔고, 소극적이며 내성적인 성격의 윌리엄 테드포드는 수동적인 무시와 고집스런 침묵으로 헬렌 슈크만의 집착과 공격을 더욱 강화-유발시키는 일을 반복했다. 더구나 당시 임상심리학은 이 병원의 의료 실무현장 안에서 막 자리를 잡기 시작한 신생분과였다. 그래서 병원 안의 심리학과 책임자인 윌리엄 테드포드는, 상당수 의사들과 의학부 동료 교수, 그리고 병원과 대학의 행정 및 재정 집행 관리업무 담당자들과 상급자 들로부터 지속적인 무시와 함께 때로는 직업적 경쟁심에서 기인한 교묘한 견제와 방해를 받는 처지에 있었다.

1965 년 6 월의 어느 날, 이 같은 안팎의 온갖 스트레스 상황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한 윌리엄 테드포드는 헬렌 슈크만에게 개인적인 긴 하소연 끝에 이 모든 갈등 상황, 번민과 죄책감, 증오, 경쟁심, 의심, 경계, 공격 들로 점철된 왜곡된 인간관계들 말고, 보다 나은 다른 방식의 삶이 가능할 순 없겠느냐며(“There must be another way to live in the world.”), 자신은 무슨 일이 있어도 ‘그 다른 길(The Another Way)’을 찾고 싶다고 선언한다. 말을 마친 윌리엄 테드포드는 여느 때처럼 헬렌 슈크만의 냉소와 비아냥을 반응으로 들으려니 했으나 결과는 반대였다. 뜻밖에도, 헬렌 슈크만은 윌리엄 테드포드에게 “전적으로 당신에게 공감하며, ‘그 다른 길(The Another Way)’을 찾는데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돕겠다”고 약속한다.

당시 미국 중앙정보국(CIA) 비밀 연구프로젝트 엠케이울트라(MKULTRA : 냉전시대 공산주의 소비에트 연방국의 인간초능력 연구에 맞서, 미국 중앙정보국에서  운용한, 인간 정신력과 잠재적 초능력을 최면술 등의 방법으로 계발-육성해, 국방 병기와 수단으로 활용해 보려던 비밀 연구) 팀의 일원으로 인격이론(Personality Theory) 연구분야의 담당자이기도 했으며, 초심리(超心理)현상 연구에 심취했던 테트포드는, 이런 일이 있은 후 슈크만에게 미국의 전설적인 영매(靈媒)이며, 지구상에 임박한 지질학적 대변화, 곧 지구의 준종말론적 대변혁을 예언한 예언가, 에드가 케이시(Edgar Cayce 1877-1945)의 구술자료들과 예언들을 소개해 읽게 한다. 또한 삶의 보다 나은 다른 방식을 찾기 위한 보조수단으로 ‘명상(Meditation)’을 하자고 슈크만에게 제안해, 두 사람은 매일 함께 규칙적인 명상을 시작한다. (그밖에도 슈크만은 매일 밤 잠들기 전 혼자 명상시간을 갖는다.)

두 사람은 에드가 케이시 구술자료와 준종말론적 예언 들에 깊이 몰입했다. 특히 어렸을 때부터 뛰어난 자기최면(自己催眠) 능력이 있어서, 낮에도 잠시 눈만 감으면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생생한 이미지와 또렷하고 정교한 사연 들을 심안(心眼)으로 보곤했던 헬렌 슈크만은, 에드가 케이시 구술자료와 예언 들을 읽고 그 영향을 받아 강렬하고 신비로운 꿈들을 꾸게 되고, 영상환시(映像幻視)들도 보게 된다:

헬렌 슈크만이 이 때 꾼 꿈과 환시 들의 주된 내용은 에드가 케이시가 주장한 ‘윤회전생(輪廻轉生)’과 관련된 것이었다. 예를 들어, 헬렌 슈크만은 자신의 전생(前生) 사연들로 느낀 다양한 장면과 사건 들을 꿈 속에서 보게 되는데, 그것들 중 일부는 에드가 케이시의 구술자료에 나오는 상상 속의 고대 왕국인 사라진 대륙 아틀란티스와, 고대 이집트 혹은 마야제국과 같은 고대 문명국가에 대한 것이었다.

헬렌 슈크만은 꿈 속에서 고대왕국이나 원시부족의 여사제였고, 자신이 기록하고 관리할 책임이 있는 비밀교의(秘密敎義)와 마법의 보석 등을, 이민족 혹은 노예와 같은 하위신분의 윌리엄 테드포드에게 도난당함으로써, 부족공동체나 소속왕국에 비극적 파국과 폐해를 초래하는 것과 같은 사건과 사연 들을 겪게 된다. (에드가 케이시의 전설 속 왕국 아틀란티스에 대한 구술을 따르면, 아틀란티스에는 그 문명의 무한에너지원으로 쓰인 신비한 수정-보석이 있었다. 이 막강한 수정에너지원을, 서로 분쟁 중이던 아틀란티스인들이 이기적 목적으로 오남용한 까닭에 엄청난 대폭발과 지진이 일어나 전체 아틀란티스 대륙이 바닷속으로 침몰했고, 찬란하도록 뛰어났던 그 문명도 함께 멸망하고 말았다고 한다. )

에드가 케이시는 또한 아틀란티스 왕국의 일부 생존자들이 고대 이집트의 제정일치(祭政一致) 신비문명을 일으켰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는데, 헬렌 슈크만은 역시 꿈 속에서 그런 고대세계의 여제관으로 살아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꿈들 안에서, 자신이 관리할 책임이 있는 중요한 문서 혹은 당시 문명의 핵심기술이 담긴 종교적 비의와 비법 등을 윌리엄 테드포드에게 도난, 도용당하는 낭패를 당한다. 그럼에도 그를 용서하고 대신 자기가 처벌을 받아 희생하는 등의 일을 겪기도 하고, 혹은 다른 시대배경 안에서는 정반대로 자신이 당시의 배우자였던 윌리엄 테드포드를 배신하거나 저버리는 꿈들을 꾼다.

헬렌 슈크만은 이런 생생한 전생(前生) 관련 꿈들과 영상환시들 말고도, 멀리 떨어져 사는 한 지인(知人)의 자살시도 위기상황을 초월적으로 감지한 일, 그리고 처음 방문한 낯선 도시에 있던, 이미 허물어져 사라진 교회 건물을 꿈 속에서 옛모습 그대로 본 것 등과 같은 예지적 투시력과 심리적 초능력을 체험하기도 한다.

이 모든 일들을 당해, 헬렌 슈크만은 당혹스러워 했으며 정신적 공포와 혼란에 빠졌다고 한다. 그러나 윌리엄 테드포드는 헬렌 슈크만을 안심시키고 다독이며, 이런 초심리 현상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또한 떠오르는 영상이미지들과 꿈들도 억지로 억누르지 말고 차분히 기록, 정리해 함께 고찰해 보자고 했다고 한다. (참고로, 윌리엄 테드포드는 심리학 학술잡지 이상심리학The Journal of Abnormal Psychology의 편집 실무를 맡은 부편집자Associate Editor였는데, 실제로는 잡지의 편집일을 헬렌 슈크만에게 모두 맡겼다.) 

헬렌 슈크만이 경험했다고 주장하는 다채로운 꿈과 영상체험 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내용이 더욱 정교하게 변모하고 진화해, 일정한 구성과 뚜렷한 줄거리, 그리고 의미심장한 함의와 메시지 들을 갖추고, 그 정서적 밀도도 강해졌다고 한다. 그 중 대표적인 사례 몇 가지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 1 ) 예수 그리스도, 윌리엄 테드포드와 함께 마음의 제대(祭臺)를 향해 무릎꿇다.

(로버트 스커치 지음, 거리없는 여행, 41쪽; Journey Without Distance – The Story behind A Course in Mircles, by Robert Skutch, Celestrial Arts, Berkeley 1984, p.41)

헬렌 슈크만이 성당 안 성가대와 같은 높은 곳에서 제대(祭臺)를 향해 있고, 법열(法悅)에 휩싸인 윌리엄 테드포드가 오르간으로 헨델(Hendel)의 ‘할렐루야 합창곡(Halllelujah Chorus)’을 열정적으로 연주한다. 할렐루야 합창곡이 힘차게 고조되는 가운데 제대 뒤 눈부신 밝은 빛 속에 예수 그리스도처럼 보이는 형상이 나타나 헬렌 슈크만 쪽을 본다. 헬렌 슈크만이 그 앞에 무릎을 꿇자, 그 인물은 제대를 돌아와 헬렌 슈크만 곁으로 오더니 헬렌 슈크만과 함께 제대를 향해 무릎을 꿇는다. 윌리엄 테드포드도 제대를 향해 나란히 무릎을 꿇는다. 그 때 예수 그리스도와 같은 그 존재가 “이 제대는 네 안에 있다! (That Alter is Within You!)” 하고 선언하자, 헬렌 슈크만은 벅찬 감동으로 뜨거운 눈물을 터뜨린다.

( 2 ) ‘치유의 책’을 건져 올리다.(Journey Without Distance p.45)

헬렌 슈크만은 작은 배를 타고 물길을 따라 흘러 내려가고 있다. 배에 있던 긴 장대갈고리 같은 도구로 강 밑바닥의 보물함을 건져 올렸다. 보물함을 열어, 겉장에 ‘Aesculapius’(에스쿨라피우스: 고대 로마와 그리스의 치유와 의술의 神)라는 제목이 적힌 필사본 묶음을 발견한다.

( 3 ) 과거와 미래에 대한 예지(豫知) 대신 ‘현재(現在)이신 신(神)’을 선택하다. (Journey Without Distance p.50)

헬렌 슈크만은 바닷가 절벽에 있는 천연동굴 안에 있다. 거기서 오래된 양피지(羊皮紙) 두루마리를 발견해 펼쳐본다. 두루마리는 양끝 기둥에 단단히 감긴 채 묶여 있어 풀어보기가 힘들다. 헬렌 슈크만이 어렵게 묶음을 풀어 두루마리의 한 가운데를 펼쳐 보자 “God is (하느님 이시니)”라는 단 두 단어만 적혀 있다. 그리고 이제 두루마리 가운데 면 양쪽을 더 열어보자 무수히 많은 잔 글씨로 빽빽하게 기록된 사연들이 속속 펼쳐지기 시작한다. 그 때 헬렌 슈크만에게 익숙한 어떤 고요한 목소리(The Silent Voice)가 “네가 두루마리 가운데 면의 왼쪽을 펼쳐보면 과거를 읽게 되고, 오른쪽을 펼쳐보면 미래를 읽을 수 있게 된다.”고 한다. 그러자 헬렌 슈크만은 처음의 가운데 면만을 남겨두고, 선뜻 두루마리의 양쪽을 되감으며 확신한다. “나는 과거나 미래를 읽는 일엔 관심이 없다, 나는 오직 여기에 머물 것이다! (I’m not interested in reading the past or the future, I’ll just stop with this!)” 헬렌 슈크만의 단호한 선택에 그 목소리(The Voice)는 깊이 안도-만족함과 동시에 슈크만의 선택을 칭찬하며 고마움을 표시한다.

이후 두 사람은 에드가 케이시의 아들인 휴 린 케이시(Hugh Lynn Cayce 1907-1982)가 운영한, 버지니아주의 버지니아 비치(Virginia Beach, Virginia )에 있는 ‘탐구와 깨달음을 위한 연대(Association for Research and Enlightenment)’본부를 방문해 휴 린 케이시를 만나 친분을 쌓고, 헬렌 슈크만의 초심리 체험들에 대한 휴 린 케이시의 의견과 평가를 듣는다. 또한 그곳의 유물전시관에 보관-전시되어 있던 에드가 케이시 구술자료들과 지구상에 임박한 지질학적 대변혁에 대한 에드가 케이시의 예언들이 포함된 원본자료들도 관람한다.

윌리엄 테드포드와 헬렌 슈크만이 버지니아주 버지니아 비치(Virginia Beach, Virginia )의 ‘탐구와 깨달음을 위한 연대’ 본부를 방문하고 뉴욕으로 돌아온 바로 다음이었으며, 또한 헬렌 슈크만의 영상환시 체험과 신비로운 꿈 들의 내용과 정서적 농도가 점점 고조되어 그 정점에 이르렀던 1965 년 10 월, 헬렌 슈크만은 예수 그리스도와 같은 존재와 관련해 자주 듣던 그 내면의 목소리(The Inner Voice)로부터, “이것이 기적에 이르는 길이다. 부디 받아 적어라! (This is a course in miracles. Please take notes!)” 하는 마음 속 말을 반복해서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헬렌 슈크만은 윌리엄 테드포드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었고, 윌리엄 테드포드는 헬렌 슈크만에게, “일단 그 목소리가 시키는 대로 하자, 불러주는 대로 우선 받아 쓰고, 그 다음 나와 함께 그 내용을 검토해 보고 나서, 앞으로 ‘그 목소리’를 어떻게 할지 함께 생각해 보자.”고 했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마침내 “This is a course in miracles. It is a required course. ... (이것은 기적에 이르는 길이다. 이것이 요청된 길이다. ...)” 하는 말로 시작되는 [기적에 이르는 길 A Course in Miracles]의 집필, 혹은 – 헬렌 슈크만과 윌리엄 테드포드의 주장에 따르면 – ‘받아쓰기(transcribe)’가 시작되었다. 헬렌 슈크만은 하루 중 틈 나는 대로 이른바 내면의 목소리(Inner Voice)를, 자신만의 독창적인 속기술로 받아 적었고, 다음날, 주로 이른 아침 하루 일과 전, 걸어 잠근 사무실 안에서 전날의 속기노트를 윌리엄 테드포드에게 읽어 주었다. 윌리엄 테드포드는 헬렌 슈크만이 불러주는 내용을 타이프라이터로 기록했다. 1965 년 10 월 부터 1972 년 9 월까지 무려 7 년 동안 두 사람은 남 몰래 이 작업을 계속했고, 윌리엄 테드포드가 타이핑한 원고의 총 분량은 바인더(binder) 용지 1500 쪽에 이른다. 그리고 이 원본으로부터, 여러 번의 교정, 첨삭, 편집 등의 교열 과정을 거쳐 현재의 완성본 [기적에 이르는 길]이 나왔다. 참고로, 1992 년에 발행된 제 2 판, [기적에 이르는 길] 완성본은 제 1 권 본문(Text)이 669 쪽, 제 2 권 학생용 자습서(Workbook for Students) 488 쪽, 용어 설명(Clarification of Terms)까지 추가된 제 3 권 교사용 지침서(Manual for Teachers)가 92 쪽으로, 모두 합쳐 1249 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책이다. 책은 두께와 무게를 줄이기 위해 얇은 성경책 용지에 인쇄되었다.

헬렌 슈크만과 윌리엄 테드포드는 [기적에 이르는 길]이 인쇄본으로 간행되기 전 원고 상태에서 두 번 정도의 첨삭, 교정, 편집 작업을 했다. 그리고 그 교정-첨삭된 원고를 바탕으로, 케네스 왑닉(Kenneth Wapnick 1942- )이 생전의 헬렌 슈크만 의견을 들어가며 첨삭, 편집과 교정, 교열과 증보 작업을 다시 반복함으로써 결국 완성본 [기적에 이르는 길]을 이루어 냈다.

케네스 왑닉(Kenneth Wapnick 1942-  )은 임상심리학자이며 심리학박사이다. 그는 유대인이었으나, 영성 탐구 과정 중에 가톨릭의 봉쇄수도회(封鎖修道會)인 트라피스트(Trappist) 수도원을 영혼의 안식처로 느끼게 된 것을 계기로, 1972 년 당시 가톨릭으로 개종했으며 가톨릭 수도승이 되려고 준비 중이었다. 케네스 왑닉에게 처음으로 [기적에 이르는 길] 원고의 존재를 알려 준 사람은, 윌리엄 테드포드의 제자로 당시 심리학박사 과정을 밟는 학생이었으며, 헬렌 슈크만과 병원 동료로 함께 일하던 가톨릭 수사신부(修士神父) 베네딕트 그뢰쉘(Benedict Groeschel 1933-  )이었다. 케네스 왑닉은 베네딕트 그뢰쉘 신부의 소개로 1972 년 11 월 헬렌 슈크만과 윌리엄 테드포드를 처음 만나 그들과 급속히 친해졌다. 이후 케네스 왑닉은 헬렌 슈크만이 깊이 의지하고 신뢰한 ‘정신적 아들과 후계자’ 노릇을 하게 되었고, 가톨릭 수도승이 되려던 계획을 포기하게 된다. 케네스 왑닉은 [기적에 이르는 길]에 온전히 매달려, 그 원고 최종편집과 교정, 첨삭, 교열, 증보를 주도했다. 그리고 [기적에 이르는 길] 내용과 사상에 대한 연구와 해석, 교육과 전파, 번역 사업에 계속해서 헌신하고 있다.

3. [기적에 이르는 길]의 편집, 교열, 증보 작업과 다양한 판본들

현재 아마존(Amazon)과 같은 인터넷서점들에서는, 케네스 왑닉(Kenneth Wapnick 1942- )이 공동대표로 있는, [기적에 이르는 길] 공식 저작권소유자인 내면의 평화 재단(Faundation for Inner Peace)에서 발행한 제 2, 3 판 완성본 [기적에 이르는 길 (1992 / 2007)] 외에도, 다른 유사단체와 출판사에서 발행한 다양한 판본들과 유사본들이 팔리고 있다. 게다가 이런 사본들 중 일부는 인터넷 안 여기저기에도 그 전문이 올라와 있고, 무료 내려받기(free download)가 가능한 곳도 여러군데 있다. [기적에 이르는 길] 저작권을 놓고 벌어졌던 장기간의 법정소송 판결 결과가 그 까닭이다. 구체적으로는, 2004 년 4 월 6 일 미국 법원에서 1975 년의 초판(간이인쇄본)에 대해 특정인이나 단체의 저작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최종판결이 나왔다. 미국 법원은, 1975 년의 초판(간이인쇄본)과 동일한 내용의 사본들이 인쇄본 발행 전에 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어서, 일반대중이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공공(public) 지적 재산화’가 그 당시 이미 이루어졌다고 보아 그렇게 심판했다. 그리고 그 후 2005 년에는 ‘A Course in Miracles (기적에 이르는 길)’이라는 책 혹은 영성운동의 영어제목과 그 줄임말인 ‘ACIM’의 독점적 사용권, 곧 상호- / 상표권( Service Mark / Trade Mark ) 역시 무효화되었다. 현재 수많은 단체나 개인들이, 1975 년의 간이인쇄본 [기적에 이르는 길]은 물론, 원본(Urtext), 휴 린 케이시-본(Hugh Lynn Cayce-Version) 등으로 불리우는, 초고-원고본과 중간단계 원고의 사본들도 주로 인터넷을 통해 공공연하게 유포시키고 있다. [기적에 이르는 길] 완성본의 공식 저작권소유자인 내면의 평화재단과 케네스 왑닉 측은 이런 상황에 대해 자신들의 웹사이트를 통해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더 이상의 새로운 법적 대응은 하지 않고 있다.

현재 인터넷에 전문이 올라와 있거나, 책으로 구입할 수 있는 [기적에 이르는 길] 판본들은 크게 다음의 여섯 가지이다.

( 1 ) A Course in Miracles – Urtext (기적에 이르는 길, 원본, 1972 년 완성) :

헬렌 슈크만이 자신의 속기노트를 읽고 윌리엄 테드포드가 타이프로 친 최초 원고의 사본으로 추정된다.

제 2 권 학생용 자습서(Workbook for Students)와 제 3 권 교사용 지침서(Manual for Teachers) 부분은 후기의 완성본과 내용과 형식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제 1 권인 본문(Text)은 주제별 구성과 글의 내용적 단락, 앞뒤 내용의 논리적 전개, 소제목, 목차 들을 전혀 찾을 수 없다. 다시 말해, 원본(Urtext)의 제 1 권 본문(Text)은 특정 날짜가 매 번 앞에 있고, 그 밑에 그 날 받아 쓴 메시지를 단순 기록한 일지(日誌) 형식의 원고이다. 내면의 목소리(Innner Voice)가 헬렌 슈크만에게 자잘한 일상사와 개인사에 대해서도 충고한다. 그리고 헬렌 슈크만과 윌리엄 테드포드가 특정 주제나 개인적 관심사에 대해 질문하면, 내면의 목소리(Innner Voice)가 아주 구체적인 답변을 해주는 것과 같은 전형적인 영매문학(靈媒文學 : Channeling Literature)의 특징도 잘 보여준다.

나중에 편집 교열 과정에서 삭제된 내용들, 예를 들어 에드가 케이시의 예언과 구술자료 들에 대한 논평, 전설의 제국 아틀란티스에 대한 언급 부분, 헬렌 슈크만과 윌리엄 테드포드의 전생(前生)에 대한 내용, 헬렌 슈크만과 윌리엄 테드포드의 사생활과 관련된 질문과 답변들, 성(性)생활에 대한 지적, 미국중앙정보국(CIA), 종교가 메리 베이커 에디(Mary Baker Eddy: 1821-1910, ‘Christian Science 크리스찬 사이언스-종파’ 창시자), 심리학자 프로이드(Sigmund Freud), 융(Carl Gustav Jung) 등을 언급하거나 논평한 부분들이 포함되어 있다.

( 2 ) A Course in Miracles, Hugh Lynn Cayce-Version (기적에 이르는 길, 휴 린 케이시-본, 1972 년 쯤으로 추정) :

헬렌 슈크만이 영매 에드가 케이시(Edgar Cayce)의 아들이며, 탐구와 깨달음을 위한 연대(The Association for Research and Enlightenment)의 대표였던 휴 린 케이시(Hugh Lynn Cayce 1907-1982)에게 출판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의 자문을 구하기 위해 건네 준 [기적에 이르는 길] 사본으로, 1 권 본문(Text)과 2 권 학생용 자습서(Workbook for Students)로만 구성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휴 린 케이시-본(Hugh Lynn Cayce-Version) 또는 휴 린-본(Hugh Lynn-Version)으로 불리우기도 한다. 슈크만이 자신의 속기록을 보며 읽고 윌리엄 테드포드가 타이프로 친 최초의 원본(Urtext)을, 두 사람이 두 번 정도 첨삭, 교정, 편집한 원고의 사본일 가능성이 높다.

제 1 권 본문(Text) 부분에 광범위한 첨삭과 편집, 교열 작업이 이루어졌다. 일지(日誌) 형식이 파기되고, 헬렌 슈크만과 윌리엄 테드포드를 향한 내면의 목소리(Innner Voice)의 사적(私的)이고 직접적인 대화 형식의 말투가 보편적 독자를 대상으로 한, 보다 객관적 어휘들과 문체로 바뀌었다. 전체 글 내용의 주제별 분류와 재구성, 소제목 삽입, 문단의 이동과 편집, 특정 단어들의 강조(대문자 표기)가 이루어 졌다. 원본(Urtext)에 있던 에드가 케이시의 예언과 글에 대한 논평, 전설의 왕국 아틀란티스에 대한 서술 부분, 헬렌 슈크만과 윌리엄 테드포드의 전생(前生)에 대한 내용, 헬렌 슈크만과 윌리엄 테드포드의 사생활과 관련된 질문-답변들, 성(性)생활에 대한 지적, 미국중앙정보국(CIA), 메리 베이커 에디(Mary Baker Eddy), 프로이드(Sigmund Freud), 융(Carl Gustav Jung) 들을 언급하거나 논평한 내용 들을 포함한 상당 부분이 삭제되었다.

( 3 ) A Course in Miracles, ( = Criswell Edition, 1975 = Wapnick Standard Version 1st Edition : 기적에 이르는 길 크리스웰-본 = 왑닉 기준본 초판 ) :

2004 년 4 월 6 일 미국 법원의 최종판결로 저작권 제약에서 풀려난 1975 년의 소규모 간이인쇄본이다. 300 부 가량 인쇄되었다고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프리퍼즌 출판사(The California Publishing Company, Freeperson Press)에서 발행했고, 이 출판사의 소유주 곧, 당시의 발행인이었던 ‘엘리노어 크리스웰(Eleanor Criswell)’의 이름을 따라 보통 크리스웰-본(Criswell Edition)으로 불리운다. 케네스 왑닉(Kenneth Wapnick)의 첨삭-교정-편집-교열 주도로 이루어진 사실상의 첫 인쇄본이므로, 왑닉-기준본-초판(Wapnick Standard Version, 1st Edition )으로 불리우기도 한다.

앞선 휴 린 케이시-본(Hugh Lynn Cayce-Version)에 대해 케네스 왑닉(Kenneth Wapnick) 주도로 다시 한 번 주로 제 1 권 본문(Text) 부분에 대한 세밀한 교정과 재편집, 주제별 재구성과 내용 첨삭, 소제목의 수정, 문단 이동, 대문자 표기로 강조한 단어들의 통일과 교정작업 들이 있었다. 광범위하고 면밀한 퇴고-첨삭-교정-교열 작업이 이루어져 [기적에 이르는 길]의 내용, 사상과 메시지가 비로소 어느 정도의 일관성과 완성도를 갖추게 되었다.

( 4 ) A Course in Miracles, by Foundation for Inner Peace ( = Wapnick Standard Version : 내면의 평화 재단 발행, 기적에 이르는 길 왑닉-기준본 )

제 1 판 ( 1976- ) :

최초의 본격적인 대량 인쇄본, 위의 크리스웰-본(Criswell Edition, 1975)과 내용적으로 큰 차이는 없으나, 오차 수정 정도의 아주 미미한 첨삭과 교정이 가해졌다. 그리고 3 권 교사용 지침서 말미에 ‘용어설명(Clarification of Terms: 헬렌 슈크만이 1975 년 가을에 작성했다고 소개되어 있음)’을 덧붙였다. 앞선 크리스웰-본(Criswell Edition, 1975)에 대한 오차 수정과 첨삭-교정 부분, 그리고 크리스웰-본(Criswell Edition, 1975)에 없던 용어설명(Clarification of Terms) 부분의 저작권을 보호받는다.

제 2 판 ( 1992- ) :

위 1 판의 오차를 수정하고 일부 내용을 증보한 케네스 왑닉의 공식 완성본 이다. 책 전체 문장에 그리스도교 성경처럼 장, 절 등의 번호를 매겼다. 3 권 교사용 지침서 말미에 ‘용어설명(Clarification of Terms)’이 있으며, 헬렌 슈크만이 1977 년에 쓴 것으로 되어 있는 책 전체에 대한 서문(Preface)도 추가되었다. ‘용어설명(Clarification of Terms)’과 서문(Preface), 책 전체 문장에 장, 절 등의 서수 번호를 매긴 ‘번호매김-편집체계’, 앞선 판본들에 대한 오차 수정 부분의 저작권을 보호받는다.

제 3 판 ( 2007- ) :

위 2 판의 오차를 수정했다, 책 전체 문장을 장, 절 등으로 나누어 번호를 매겼고, 서문(Preface)이 있으며, 제 3 권 교사용 지침서 끝에 ‘용어설명(Clarification of  Terms)’이 있다. 헬렌 슈크만이 1973 – 1975 년에 작성한 소책자 ‘심리치료(Psychotherapy)’ 그리고 1977 년에 쓴 ‘기도찬송(The Song of Prayer)’을 책 말미에 부록(Supplements)으로 증보해 실었다. 케네스 왑닉의 최종 완성본이다. ‘용어설명(Clarification of Terms)’과 서문(Preface), 책 전체 문장에 장, 절 등의 서수 번호를 매긴 ‘번호 매김-편집체계’, 앞선 판본들에 대한 오차 수정 부분, 부록(Supplements)으로 실린 ‘심리치료(Psychotherapy)’와 ‘기도찬송(The Song of Prayer)’ 들의 저작권을 보호받는다.

( 5 ) Jesus’ Course in Miracles (예수의 기적에 이르는 길, 유사 휴 린 케이시-본)

책 제목만 다를 뿐 휴 린 케이시-본과 내용적으로 차이가 없다. [기적에 이르는 길] 휴 린 케이시-본(Hugh Lynn Cayce-Version)의 실제 원고는, 본래 ‘탐구와 깨달음을 위한 연대(The Association for Research and Enlightenment)’의 에드가 케이시 기념 전시관에 유물로 소장, 전시되어 있었을 뿐 일반 대중에게 그 실제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고 있었다. 그런데, 전시관에 있던 그 원고가 도난으로 추측되는 사건으로 일시적으로 분실됐었고, 그 후 얼마 되지 않아 2000 년 경에, 예수의 기적에 이르는 길( Jesus’ Course in Miracles)’이라는 제목의 사본이, 인터넷을 통해 일반 대중에 공개되었다. 이 사본을 인터넷에 공개한 측은, 케네스 왑닉이 주도한  첨삭, 교정, 교열 작업에 의해 [기적에 이르는 길]이 왜곡, 훼손되었다고 보아, 케네스 왑닉이 손대기 이전의 [기적에 이르는 길] 곧, 예수가 불러준 대로의 ‘기적에 이르는 길’이라는 뜻에서, 자기들이 인터넷에 공개한 [기적에 이르는 길]을 ‘Jesus’ Course in Miracles (예수의 기적에 이르는 길)’로 불렀다.

   ( 6 ) A Course in Miracles, by Jesus Christ (예수 그리스도에 의한 기적에 이르는 길, 유사 원본 )

[기적에 이르는 길] 원본(Urtext)과 같으나, 2000 년 경에 ‘휴 린 케이시-본’을 ‘예수의 기적에 이르는 길(Jesus’ Course in Miracles)’이라는 다른 제명으로 인터넷을 통해 일반대중에게 처음 공개한 측이, 그 정확한 진상과 구체적 경위는 알 수 없으나, 2003 년 무렵 다시 한 번 일종의 유사 ‘원본(Urtext)’을 인터넷을 통해 일반대중에 공개하며, ‘예수 그리스도에 의한 기적에 이르는 길(A Course in Miracles, by Jesus Christ)’이라고 제목을 단 것으로 추측된다. 제 1 권 본문(Text) 다음에 별도로 ‘특별메시지(Special Message)’라는 항목이 들어 있다.

특별메시지는 1965 – 1968 년, 그리고 1975 - 1978 년에 헬렌 슈크만과 윌리엄 테드포드에게  내면 목소리(Inner Voice)에 의해 주어진 것으로 되어 있으며, 내용은 제 3 자에게 생소한 개인적인 사연들도 있고, 때로는 구체적인 사건과 인물 들에 대한 촌평과 직설적 인생조언 들도 담고 있다.

이외에도 1980 년대에서 1990년대 초까지 영국과 미국의 펭귄(Penguins) 출판사들에서  완성본 [기적에 이르는 길] 공식저작권 소유자인 ‘내면의 평화 재단’과 저작권 임대계약을 맺어 독자적인 양장본과 페이퍼백-본(paperback version) [기적에 이르는 길]들을 출판한 적도 있다. 그러나 펭귄출판사 발행본들은 현재는 모두 절판되어 헌책으로만 구입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실질적 내용도 1992 년 ‘내면의 평화재단’ 발행  [기적에 이르는 길] 왑닉기준본 제 2 판과 큰 차이가 없다고 알려져 있다.

본래의 저자가 헬렌 슈크만(Helen Schucman) 한 사람인 같은 책을 놓고 이렇게 다양한 판본들과 유사본들이 나와, 처음 대하는 사람을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데는 [기적에 이르는 길] 일부 신봉자들이나 단체들의 [기적에 이르는 길]에 대한 ‘근본주의적 열광’과 ‘지나친 신비주의’가 크게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은 신(神)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헬렌 슈크만에게 직접 불러 준 [기적에 이르는 길] 원본을 케네스 왑닉(Kenneth Wapnick)이 임의로 변경, 훼손했다며 분개하기도 한다. 그들은 ‘첨삭-오염되지 않은 순수-[기적에 이르는 길]’을 밝혀내려 안달이다.

이런 사태에 대해 케네스 왑닉은, [기적에 이르는 길]의 첨삭, 교정, 편집, 교열 작업은, 처음엔 헬렌 슈크만과 윌리엄 테드포드가 직접 한 것이고, 자신과 생전의 헬렌 슈크만이 함께 한 2 차적인 첨삭과 교정-교열 작업도 일일이 그 ‘내면 목소리(The Inner Voice)’의 뜻과 동의를 구하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한 것이라 항변한다. 그러므로 본래의 저자인 ‘내면 목소리(The Inner Voice)’와 그 대필자(代筆者 : The Scribe)인 헬렌 슈크만이 대중에게 공개, 전달하려던 것은 다른 판본이나 유사본들이 아닌 자신의 완성본 [기적에 이르는 길] 뿐이며, 그 완성본에 관심을 집중함으로써만 본래 저자(The Inner Voice)와 헬렌 슈크만의 의도를 존중할 수 있다고 말한다.

[기적에 이르는 길] 판본들 마다 조금씩 다른 교정, 교열의 대표적 사례 몇 가지를 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사례 1. [기적에 이르는 길] 자체의 완성도, 곧 그 내용의 일관성과 메시지의 통일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내용 수정의 예

아래는 기적에 이르는 길 , 본문(Text) 시작 부분에 나오는 구절들이며 ‘시간’에 대해 말하고 있다.

    원본 (Urtext) :

Each day should be devoted to miracles. (God created time so that man could use it creatively, and convince himself of his own ability to create. Time is a teaching device, and a means to an end. It will cease when it is no longer useful for facilitating learning.)

매일매일은 기적에 봉헌되어야 한다. (하느님은 시간을, 사람이 그것을 창조적으로 쓰도록, 그리고 자신의 창조능력을 스스로 확신하도록 창조하셨다. 시간은 가르침의 도구이며, 목표를 위한 수단이다. 배움에 더 이상 도움되지 않을 때 그것은 멈추리라.) 

    휴 린 케이시-본 (Hugh Lynn Cayce-Version) :

Each day should be devoted to miracles. The purpose of time is to enable man to learn to use it constructively. Time is thus a teaching device, and a means to an end. It will cease when it is no longer useful in facilitating learning.

매일매일은 기적에 봉헌되어야 한다. 시간의 목적은 사람이 그걸 올바로 사용하는 법을 배우는 데 있다. 그러므로 시간은 가르침의 도구이며 목표를 위한 수단이다. 배움에 더 이상 도움되지 않을 때 그것은 멈추리라.

    왑닉 기준본 ( 1975, 왑닉기준본 초판 = Criswell Edition) :

Each day should be devoted to miracles. The purpose of time is to enable you to learn how to use time constructively. It is thus a teaching device and a means to an end. Time will cease when it is no longer useful in facilitating learning.

매일매일은 기적에 봉헌되어야 한다. 시간의 목적은 네가 시간을 올바로 사용하는 법을 배우는 데 있다. 그러므로 가르침의 도구이며 목표를 위한 수단이다. 배움에 더 이상 도움되지 않을 때 시간은 멈추리라.

여기에서 가장 중요하고 분명한 차이는, 원본(Urtext)에 있는 “하느님은 시간을, 사람이 그것을 창조적으로 쓰도록, 그리고 자신의 창조능력을 스스로 확신하도록 창조하셨다. (God created time so that man could use it creatively, and convince himself of his own ability to create.)”는 말이, 뒤에 나온 두 판본에서 빠진 사실이다. [기적에 이르는 길]의 주된 세계관은, 우리 눈 앞의 물질세계, 그리고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간의 흐름을, 신(神)의 창조물이나 존재 자체의 본래적 질서가 아닌, 우리의 소아(小我 : Ego)와 연루된 부정적 의미의 환상(illusion)으로 보고 있다. 원본(Urtext)의 “하느님은 시간을, 사람이 그것을 창조적으로 쓰도록, .... 창조하셨다.( God created time ….)”는 말은 이런 맥락에서 이 책의 주된 주장이나 세계관과 분명히 모순되므로 교정, 교열 작업 때에 소거된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기적에 이르는 길]의 교정, 교열 작업은 [기적에 이르는 길] 자체의 완성도, 곧 그 내용의 일관성과 메시지의 통일성을 확보하기 위해 불가피했다는 케네스 왑닉의 주장은 일면 믿음직하다. 그럼에도, 오히려 바로 그런 까닭에, [기적에 이르는 길]의 첫 원고집필, 그리고 그 교정, 교열, 증보 작업들이 모두 그 신비로운 권위를 지녔다는 내면목소리(The Inner Voice)에 의해 주도되었다는 헬렌 슈크만과 케네스 왑닉의 확신과 주장은 분명 비상식적이며, 객관적 관찰자에게는 의혹과 반성의 여지를 남긴다.

         사례 2. 성생활(性生活)이나 동성애(同性愛)에 대한 언급들 중의 일부

원본(Urtext)에 있으나, ‘휴 린 케이시-본’이나 ‘왑닉-기준본’들에서는 통째로 삭제된 문단들

You were right in telling B. to invite Me to enter anywhere temptation arises. I will change the situation from one of inappropriate s*xual attraction to one of impersonal miracle-working. The concept of changing the channel for libidinal expression is Freud’s greatest contribution, ......

유혹이 일어나면 나를 불러 의지하라고 한, B(B. : Bill, 즉 William M.Thetford 윌리엄 테드포드)에게 한 네(헬렌 슈크만의) 충고는 옳다. 나는 그 적절하지 못한 성적 충동 상황을 비개인적인 (일반적) 기적을 이루는 상황으로 바꿀 것이다. 리비도(생명력 / 성적 충동) 표출의 통로를 바꾼다는 발상은 프로이드(심리학자)의 가장 큰 공헌이다 …….

… this kind of misperception is largely responsible for the homos*xual fallacy as your own pregnancy fears. The so-called "an*l" behavior is a distorted attempt to "steal" the Atonement, and deny its worth by concealing it, and holding onto it with a bodily receptacle, which is regarded as particularly vicious. "O*al" fantasies are rather similar in purpose, except that they stem more from a sense of deprivation , and insatiable thirst which results. "A*al" fallacies are more of a refusal to give, while oral fantasies emphasize a distorted need to take. The main error in both is the belief that the body can be used as a means for attaining Atonement.

… 이런 착각이 네 임신 공포증과 마찬가지로 동성애-오류의 중요한 까닭이다. 이른바 항문-(성교) 행태는 일치-화해(Atonement: 전통적 그리스도교 신앙에서는 속죄/구속/대속을 뜻하며, 특히 인류 구원을 위한 예수 그리스도의 자기 희생을 의미한다. [기적에 이르는 길]에서 Atonement는, 우리가 스스로를 제한적인 육체적 존재자가 아닌, 신이 창조한 대로의 영원한 무한존재로 깨닫는 자기 인식의 변화에 도달해, 신성神性과 일치와 화해를 이루는 것을 뜻한다.)를 훔치려는 왜곡된 시도이며, 덮어감춤으로써 일치-화해(Atonement)의 가치를 부정한다, 그리고 특히 추악하다고 간주되는 방식을 택해 오히려 육체적 그릇으로 일치-화해(Atonement)에 매달리는 것이다. 구강-(성교)의 환상도 목적은 역시 마찬가지이다. 단지 박탈-상실감에서 기원하며, 결코 가시지 않는 갈증(욕구불만)을 초래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항문-(성교)행태는 주(고 베풀)기을 거부하는 것이며, 반면에 구강-(성교) 환상은 왜곡된 소유욕구의 표현이다. 이 둘 모두의 결정적 잘못은, 육체가 일치-화해(Atonement)를 이루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믿음에 있다.

You and B. both chose your present s*x partners shamefully, and would have to atone for the lack of love which was involved in any case.

너(헬렌 슈크만)와 B.(B.: Bill, 즉 William M. Thetford 윌리엄 테드포드) 모두 현재의 성생활 배우자들을 부끄럽게 여기며 선택했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서든 결국 관건이 되고 마는 사랑의 부족을 보상해야만 했다.

You selected them precisely BECAUSE they were NOT suited to gratify your fantasies. This was not because you wanted to abandon or give up the fantasies, but because you were AFRAID of them. You saw in your partners a means of protecting against the fear, but both of you continued to “look around” for chances to indulge the fantasies.

너희는 그들이 너희 환상을 충족하지 못하기에 정확히 바로 그들을 선택했다. 이건 너희가 환상을 버리거나 포기하려 했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너희가 (너희 자신의 성적) 환상들을 겁냈기 때문이다. 너희는 현재의 배우자들에게서 (너희 자신의 성적 환상들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방편을 본 것이다. 그러나 너희 둘 모두 여전히 너희의 환상들을 실현-탐닉할 기회를 찾아 두리번거리고 있다.

The dream of the “perfect partner” is an attempt to find EXTERNAL integration, while retaining conflicting needs in the self.

‘완벽한 배우자’에 대한 꿈은, 자기 안에서는 서로 거스르는 욕구들을 계속 유지한 채로, 외적으로만 융합을 찾아 이루려는 시도이다.

As was said before, homos*xuality is inherently more risky (or error prone) than heteros*xuality, but both can be undertaken on an equally false basis. The falseness of the basis is clear in the accompanying fantasies. Homos*xuality ALWAYS involves misperception of the self OR the partner, and generally both.

전에 말했듯, 동성애는 이성애보다 본질적으로 더 위험하다( 혹은 더 오류친화적이다). 하지만 그 둘(동성애와 이성애) 모두 그릇된 기반 위에서 일어날 수 있다. 동반되는 환상들 안에서 그 기본적 잘못이 명확히 드러난다. 동성애에는 언제나, 자기 자신이나 배우자에 대한 그릇된 인식이 관여하며, 대개는 자신과 배우자 양쪽 모두에 대한 그릇된 인식이 관여하고 있다.

Then there was a strange sequence, in which Christ seemed to be making very obvious advances, which became quite s*xual in my perception of them. I ALMOST thought briefly that he turned into a devil. I got just a little scared, and the possession idea came in for a while, but I thought it SO silly, that there is no point in taking it seriously.

그리고 기묘한 장면들이 있었다. 그리스도가 아주 확실한 접근을 (내게) 하는 것으로 보였다. 내가 보기에 그건 다분히 성적(性的 수작들)이었다. 나는 순간적으로 그(그리스도)가 악마로 변했다고 생각할 뻔 했다. 겁이 조금 났고, 귀신들리는게 아닐까 하는 느낌도 잠시 들었다. 하지만 그건 진지하게 여기기엔 너무나 터무니 없었다.

위의 귀절들은 [기적에 이르는 길] 원본(Urtext)에만 있고, 그 후의 판본들에서 완전히 사라진 내용들의 일부이다. 주로 성(性), 동성애(同性愛) 들에 대해 원본(Urtext)의 제 1 권 본문(Text) 여기저기에 언급된 내용들 중의 일부분이다. 유부녀였던 헬렌 슈크만이 짝사랑하던 연하남(年下男) 직장상사 윌리엄 테드포드에게 얼마나 성적(性的)으로 집착했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들이며, 윌리엄 테드포드의 동성애(同性愛) 성생활(性生活) 행태에 대한 헬렌 슈크만의 유별난 관심과, 안달에 가까운 참견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때로는 변태(變態)-독성적(瀆聖的)으로 보이기까지 하는 헬렌 슈크만의 무의식적 성충동과 환상 들도 드러난다.

사례 3. 에드가 케이시 구술 자료들에 대한 언급들 중의 일부

원본(Urtext)에 있으나, ‘휴 린 케이시-본’이나 ‘왑닉-기준본’들에서는 통째로 삭제된 문단들

Cayce’s notes, too, could have been much shortened. Their excessive length is due to two factors. The first involves a fundamental error which Cayce himself made, and which required constant undoing. The second is more related to the attitude of his followers. They are unwilling to omit anything he said. This is respectful enough, but not overly-judicious. I would be a far better editor, if they would allow me this position on their staff.

에드가 케이시 기록들 역시 훨신 더 축약될 수도 있었다. 그 길이가 엄청나게 늘어난 까닭은 두가지이다. 첫째는 우선 에드가 케이시 스스로 범한 근본적인 착오들이다. 이것들은 간단없이 삭제되어야 한다. 그 다음 둘째로는 그 추종자들의 태도와 연관되어 있다. 그들은 케이시가 말한 것이라면 그 어떤 것이든 누락시키기를 꺼려한다. 이런 자세는 존중받아 마땅하겠지만, 한편으론 그리 현명하지도 않은 것이다. 만약 그들이 스텦(실무진) 안에 나를 그 담당자로 집어넣었더라면, 나는 (그들보다) 훨씬 더 낳은 편집자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I am heartily supportive of the ARE’s endeavor to make Cayce's singular contributions immortal, but it would be most unwise to have them promulgated as a faith until they have been purged of their essential errors. This is why there have been a number of unexplained set backs in their explication.

나는 에드가 케이시의 뛰어난 공헌을 영속화하고자 하는 ARE(탐구와 깨달음을 위한 연대)의 노력을 진심으로 지지한다. 그러나 그 안의 본질적인 잘못들을 고쳐 정화하지 않는 한 (케이시 사상을) (종교적) 신앙으로 전파하는 것은 가장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다. 그 해석(작업)들 안에서 뜻밖의 장애들이 종종 있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이다.

In tribute to Cayce, I remind you that no effort is wasted, and Cayce’s effort was very great.

에드가 케이시를 치하하며, 나는 그 어떤 노력도 헛되지 않았음을 네게 상기시킨다. 케이시의 노력은 위대했다.

Cayce and his devotion to me are in no way underestimated by the realization that he worked under very great strain, ….

그가 정말로 큰 어려움을 감내했다는 걸 안다면, 에드가 케이시와 그의 나에 대한 헌신은 결코 경시되어서는 안된다.

위는 헬렌 슈크만이 예수 그리스도(=내면의 목소리)로부터 받아썼다고 주장한 [기적에 이르는 길] 원본(Urtext)의 몇몇 구절들이다. 이 부분들을 비롯한 일체의 에드가 케이시 관련 언급들은 현재의 완성본 [기적에 이르는 길]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기적에 이르는 길] 원본에 있는 에드가 케이시 관련 내용들을 통해 몇 가지 사항을 추론할 수 있다.

첫째, 헬렌 슈크만은 에드가 케이시 구술 기록들을 찬탄하고, 무척 높이 평가했다.

둘째, 헬렌 슈크만은 [기적에 이르는 길]을 구술한 내면의 목소리(Inner Voice), 곧 예수 그리스도가 에드가 케이시 구술 기록들에도 관련되었다고 믿었다.

셋째, 헬렌 슈크만은 에드가 케이시 구술과 예언 기록들 안에 수많은 오류와 착오 들이 섞여 있다고 판단했다.

넷째, 헬렌 슈크만은 [기적에 이르는 길]의 구술 주체인 자기 내면의 목소리(곧, 예수 그리스도)가 ARE(탐구와 깨달음을 위한 연대)의 담당자보다 훨씬 더 올바르고 과감하게 에드가 케이시 기록과 예언들을 수정-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다섯째, 헬렌 슈크만은 위의 첫째에서 넷째까지의 판단과 생각들을 자신이 아닌 내면 목소리(Inner Voice), 곧 예수 그리스도의 언명과 단정으로 내세우는 착각 혹은 망상에 빠져있다.

이 처럼 에드가 케이시 구술 기록들과 [기적에 이르는 길]의 직접적 관련성, 그리고 [기적에 이른 길] 집필 당시 헬렌 슈크만의 비정상적인 정신 상태는, [기적에 이르는 길] 원본(Urtext) 안에 잘 드러나 있다. ( 예수 그리스도가 말하길, 예수 자신을 탐구와 깨달음을 위한 연대, 곧 ARE에서 에드가 케이시 구술 기록들의 교정-편집자로 썼더라면 훨씬 좋았을 거라고 했으며, 또한 예수 그리스도를 위한 에드가 케이시의 헌신과 기여가 결코 경시되어서도 안된다고 했다는 것이다. ) 에드가 케이시 구술-예언 기록들이 [기적에 이르는 길]에 끼친 영향은 막대하고 절대적이며 아무리 강조하더라도 결코 지나친 일이 아니다.

물론 [기적에 이르는 길]을 ‘신(神)의 아들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현대인을 위한 신비로운 직접계시’로 철석같이 믿으며 감탄, 열광하는 사람들은 이런 사실들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기적에 이르는 길] 원본(Urtext)의 제 1 권 본문(Text)은  인터넷 여기저기에 올라와 있고, 조금만 신경써서 찾아보면 무료-내려받기(free download)도 할 수 있다. [기적에 이르는 길]을 거룩하고 신비롭게 여기며, 그래서 인간에 의해 훼손되지 않은 최초의 순수-원본을 찾아내어 읽고 따라야 한다고 믿는 이들에 의해 그 존재가 부각되고, 또 인터넷을 통해 일반 대중에게 공개된 [기적에 이르는 길]의 원본(Urtext), 휴 린 케이시-본(Hugh Lynn Cayce-Version) 등의 미완성 초고와 중간단계 사본들에 의해 [기적에 이르는 길] 본래의, 인간적이며 심리-세속적인 기원과 그 생성-변천-완성 과정을 추론할 수 있게 된 것은 특기할 만한 아이러니이다.

[기적에 이르는 길]의 다양한 원고본들을 서로 비교해 보고, 또 그 집필에 관여한 사람들의 인간관계와 사연들, 그 첨삭-교정-교열-증보 과정들을 검토-반성해 보면, [기적에 이르는 길]이 신(神) 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말을 그대로 받아쓴 신비로운 신적 계시의 기록은 아니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결론에 이르게 된다.

[기적에 이르는 길]의 집필시기를 전후로 한 헬렌 슈크만의 전생(前生) 관련 꿈과 환시 들을 보더라도, 헬렌 슈크만은 윌리엄 테드포드가 수많은 윤회전생 속에서 자신의 배우자나 연인이었다고 묘사하고 있다. 현재의 완성본에서는 흔적없이 삭제되었지만, [기적에 이르는 길] 원본(Urtext)의 제 1 권 본문(Text) 여기저기에 산재해 있는 성(性), 동성애(同性愛) 관련 기록들과, 헬렌 슈크만의 전생 관련 꿈과 환시 내용 들로 미루어 보아, 최소한 잠재-무의식 상에서 유부녀 헬렌 슈크만에게 연하의 직장상사 동성연애자 윌리엄 테드포드는, 각별하고 기구한 인생사연들을 함께 나눈, 삶의 실질적 배우자이자 (이루지 못할) 성적(性的) 욕망의 유일한 대상인 사랑하는 연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 윌리엄 테드포드는 헬렌 슈크만을 자신을 보조할 연구원으로 직접 발탁-고용했다. 헬렌 슈크만은 자기를 고용한 직속직장상사-연하남-동성연애자 윌리엄 테드포드를 짝사랑하기 시작했고, 무의식적으로 그의 사랑과 관심을 갈망했고 그를 독점하기 원했다. 윌리엄 테드포드는 스스로 원했든 원치 않았든,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헬렌 슈크만에게 심리적 인격적으로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쳤다. 윌리엄 테드포드는 육체적 본능적으로는 몹시 활발한 동성연애자였으나, 정신적으로는 자신이 평범한 이성애자이기를 바랬으므로, ( D. Patrick Miller, The Complete Story of the Course : The History, the People, and the Controversies Behind A Course in Miracles, Fearless Books, 1997) 동성애 행위충동과 실행, 그리고 그에 따른 성애-정체성(性愛-正體性) 혼란에 번민했으며, 또한 엄청난 사상자와 피해를 부른 원자탄 개발에 자신이 직접 관련-기여했다는 기억과 죄책감으로 고민하고 우울해 했을 것이다. 윌리엄 테드포드는 또한 어렵고 까다로운 상황의 직장생활에서 선의를 가졌으나 몹시 외롭게 고군분투하고 있었으며, 매사에 서로 계속 부딪치며 인간적이며 심리-성격적인 갈등 관계에 있던 연상의 부하직원 헬렌 슈크만에게 화해-치유-용서와 정신적 도움을 바랐다.

윌리엄 테드포드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인격이론(Personality Theory) 연구 비밀프로젝트의 담당자였고, 초심리(超心理)현상 연구에 심취했으며, 자신의 책임이던 학술잡지 [이상심리학(The Journal of Abnormal Psychology)]의 편집작업을 헬렌 슈크만에게 일임했다. 윌리엄 테드포드는 미국의 전설적인 영매(靈媒) 에드가 케이시( Edgar Cayce 1877-1945 )가 최면상태에서 구술한 예언과 글 들에 감탄했다. 에드가 케이시의 세계관과 영성적, 종교적, 형이상학적 구술 자료들과 준종말론적 예언들에 깊이 몰두했고, 헬렌 슈크만에게 에드가 케이시 자료들을 소개하고 읽도록 권유했다.

어릴 때 부터 무의식적 자기암시(自己暗示)의 실현과 자연발생적 자기최면(自己催眠) 현상을 자주 경험했던 헬렌 슈크만은, 에드가 케이시 구술자료의 주된 주제 중의 하나인 아틀란티스 대륙 등 가상적 고대세계에 대한 전설과, 전(全)지구 차원의 준(準)종말론적 대변혁에 대한 묵시문학적(默示文學的) 예언 들에 깊이 동요되었다. 그래서 전설 속 아틀란티스 왕국과 고대 이집트, 마야 제국 들의 가상적 멸망상황들을 배경으로, 자신과 윌리엄 테드포드의 ‘윤회전생(輪廻轉生)’으로 보이는 다채롭고 신비로운 꿈들을 꾸기에 이른다. 헬렌 슈크만과 윌리엄 테드포드는 버지니아주의 버지니아 비치 (Virginia Beach, Virginia )에 있는 에드가 케이시 사상 연구-보급 단체인 ‘탐구와 깨달음을 위한 연대(Association for Research and Enlightenment)’ 본부를 방문해 에드가 케이시의 아들 휴 린 케이시( Hugh Lynn Cayce 1907-1982 )를 만나 친분을 맺고, 헬렌 슈크만의 초심리현상 체험에 대해 자문을 구하고 조언을 듣는다. 그리고 에드가 케이시가 최면상태에서 구술한 글과 예언 들이 속기법(速記法 Stenography)으로 기록된 원본 자료들과 에드가 케이시의 유물들도 견학한다.

헬렌 슈크만은 어떤 미지의 책이나 문서 곧, 용서와 치유의 신적(神的) 계시나 메시지가 담긴 책과 관련된 일련의 인상적인 종교적 영상환시들을 보고 꿈도 꾸기 시작한다. 또한 곧 다가올 전(全) 지구적 대변혁과 시련을 대비하고 사람들을 돕기 위해, 자신에게 천상적 메시지의 전달과 같은 예언자적 사명이 주어졌다는 일종의 소명의식도 갖게 된다.

아래는 헬렌 슈크만과 윌리엄 테드포드가 1976 년 [기적에 이르는 길]을 알리는 공개토론석상에서 한 발언의 일부로, [기적에 이르는 길] 집필이 시작될 무렵의 일들에 대해 말하고 있다:

Helen Schucman: … and I did see the books before they had been taken down. Very strange experiences. I told William that I was going to do something very unexpected.

헬렌 슈크만: … 그리고 난 집필되기 이전의 그 책들을 봤어요. 아주 특이한 경험이었죠….. 나는 윌리엄 (테드포드)에게  내가 전혀 뜻밖의 어떤 일을 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어요.

William M. Thetford: You did.

윌리엄 테드포드 : (맞아요.) 그랬어요.

Helen Schucman: And the book in the treasure chest and the whole thing. But just before this happened I sort of got an explanation that we were kind of heading for a catastrophe and that people were being called back all over the world to do certain things in a kind of coordinated plan of help. That this was part of it.

헬렌 슈크만: (꿈 속에서 본) 보물함 속에 있던 그 책, 그리고 (꿈들 속의) 그 모든 일들이요… 하지만 이런 일들이 있기 바로 전에도 나는 우리가 어떤 파국을 향하고 있다는 것, 그래서 도움(구조)을 위한 어떤 큰 공동계획 안에서 각기 특정 일을 수행하도록, 전세계로부터 (특정) 사람들이 (재)소집되었다는 일종의 설명을 받았어요. 그리고 이 일([기적에 이르는 길] 집필)도 역시 그 공동 구조계획의 일부라는 것도요…

- Transcript of A Course in Miracles Panel Discussion at the Psychical Research Foundation, Durham, NC,  December 10, 1976
( 1976. 12. 10.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램, 초심리탐구재단 [기적에 이르는 길] 공개토론회 녹취록 )

다음은 헬렌 슈크만이 위에서 업급한 ‘내면의 목소리로부터 받았다는 설명’의  일부이다.

The world situation is worsening to an alarming degree. People all over the world are being called  on to help, and are making their individual contributions as part of an overall prearranged plan. Part of the plan is taking down A Course in Miracles, and I am fulfilling my part in the agreement, as you will fulfill yours….
    - Journey without distance, p. 60

세상 상황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도록 나빠지고 있다. 도움을 위해 온 세상에서 사람들이 부름을 받았으며, 미리 마련된 계획의 일환으로 각기 그들 나름의 기여를 하고 있다. 이 계획의 한 부분이 [기적에 이르는 길]을 쓰는 것이며, 나는 동의한 대로 내가 맡은 일을 하고 있고, 너는 네가 맡은 일을 이루게 될 것이다. ….
                     - 거리없는 여행, 60쪽

그리고 마침내, 버지니아 비치에서 뉴욕으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기적에 이르는 길]의 집필, 혹은 헬렌 슈크만과 윌리엄 테드포드의 주장을 따르면, 헬렌 슈크만 고유의 속기법(速記法 Stenography)을 이용한 내면 목소리(The Inner Voice)의 ‘받아쓰기(transcribe)’가 시작된다.

위의 모든 사연-정황들과 함께, 분명한 사실 네 가지를 우선 지적할 수 있다:

첫째, [기적에 이르는 길]의 구체적 집필을 맨 처음 촉발한 것은, 윌리엄 테드포드가 헬렌 슈크만 앞에서 한, 삶의 변화 요청 선언( 다른 방식의 삶이 가능할 순 없겠느냐 “There must be another way to live in the world.”)과 그에 대한 헬렌 슈크만의 도움 약속이었다.

둘째, 에드가 케이시는 전(全)지구 차원의 준(準)종말론적 대변혁이 임박했다는 예언을 했는데, 헬렌 슈크만은 [기적에 이르는 길]의 집필과 관련해서, 다가오는 전(全)지구 차원의 어떤 큰 파국에 대한 신적(神的) 대응이나 도움의 일환으로 자기가 부름을 받았다는 일종의 소명의식을 지니고 있었다.

세째, 헬렌 슈크만은 [기적에 이르는 길]의 저자를 자신이 아닌 제 3 자로 내세우며, ‘내면 목소리(The Inner Voice)’라고 불렀다. 에드가 케이시도 ‘우리(We)’라는 복수1인칭 대명사를 사용한 구술과 예언의 주체를 자신이 아닌 제 3 자로 여기며 ‘그 목소리(The Voice)’로 불렀다.

네째, 에드가 케이시 원본자료는 최면상태에서의 구술을 속기술(Stenography)로 빨리 받아 적은 필사본이며, 헬렌 슈크만 역시 자신만의 속기술(Stenography)을 활용해 내면목소리(The Inner Voice)를 받아 적었다.

이처럼, 에드가 케이시 자료와 [기적에 이르는 길]의 내용-시기-형태적 밀접성과 유사성, 헬렌 슈크만의 유별난 심리-정서적 경향과 자질, 남달랐던 정신능력과 상태, 그리고 헬렌 슈크만과 윌리엄 테드포드 사이의 독특한 인간관계와 애증사연 들을 고려해 본다면, 결론은 명백하다. [기적에 이르는 길]의 생성기원은 굳이 신비화하지 않아도 심리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헬렌 슈크만의 윌리엄 테드포드에 대한 과도한 애증과 집착; 윌리엄 테드포드의 직장생활 어려움 돌파 의지, 헬렌 슈크만과의 인간적-성격적 갈등 해결 욕구, 동성애 정체성과 죄책감, 원자탄 개발에 연루된 과거 기억 질곡에서의 탈출-사면(赦免) 욕구, 윌리엄 테드포드의 헬렌 슈크만에 대한 심리-인격적 영향력, 삶의 변화 요청 선언과 헬렌 슈크만의 도움 약속, 그리고 두 사람의 연구-관심 분야였던 초심리 현상과 에드가 케이시의 준종말론적 예언과 구술 기록들, 헬렌 슈크만의 초심리현상 체험에 대한 휴 린 케이시와 윌리엄 테드포드의 격려와 응원, 이 모든 조건과 요인 들이, 헬렌 슈크만의 [기적에 이르는 길]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고, 또 그 집필-탄생에 직접적 계기로 작용했다. 헬렌 슈크만의 잠재-무의식 안에서 이런 온갖 상황과 자료-정보와 기억, 그리고 주변사람들 특히 윌리엄 테드포드의 바람과 암시, 격려 등이 서로 유기적으로 얽히고 짜여 독자적인 개성을 지닌 독립적인 내면의 목소리로 가상-인격화되었고, 결국 헬렌 슈크만에게 마음 속에서 말을 걸었다. 그래서 일차적으로는 윌리엄 테드포드를 수신자로 한 [기적에 이르는 길]의 구술-집필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7 년이라는 긴 구술-집필 과정과, 그 후에 있은 여러 번의 퇴고-첨삭-교정-교열-증보 과정을 통해 [기적에 이르는 길]은 점차 그 사상내용과 세계관의 통일성, 메시지의 일관성 등을 보완-구비해 나갔다.

여기서 지금껏 간과되어 온 중대한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케네스 왑닉과 윌리엄 테드포드는 최고의 교육-수련 과정과 전문가 자격을 갖춘 고도로 지성적인 임상심리학자들이면서도, 헬렌 슈크만의 이런 비상식적 주장과 일탈적 심리체험 들을 가차없이 제대로 인지하고 객관적으로 반성-분석하지 못했다. 그들은 헬렌 슈크만의 정신적 정상회복과 심리적 안정 그리고 인격적 성숙에 결과적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했다. 오히려 그들은 헬렌 슈크만이 “내 생각을 쓴게 아니라 받아 썼다.”고 주장한 [기적에 이르는 길] 탄생기원의 신비로움에 탄복하고 그 내용의 기발함과 심오함에 현혹되었다. 그들은 헬렌 슈크만을 도와, 모순되고 헷갈리며 읽기에 민망한 내용들은 삭제-교정함으로써 무시-망각하고, 그들을 매료시킨 참신하고 감탄할 만한 내용과 메시지들은 앞뒤로 문맥을 이루어 논리와 합리성을 갖추도록 교정-보완-재구성-재배열해 부각-확립시켰다.

현재, 전세계의 수많은 독자들이 [기적에 이르는 길]은 신(神)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현대인을 위해 직접 구술한 결정적 가르침과 메시지이며, 그래서 그 한 구절 한 구절이 모두 옳고 거룩하며 신비로운 권위를 지닌다고 여기며 흥분하고 있다. 그 까닭은 물론 [기적에 이르는 길]의 집필-탄생을 무조건 신묘하고 기적적인 사건으로만 보고자 하는 대중적 선정주의(煽情主義)와 반지성적(反知性的) 사이비-신비주의이다. 그러나 그 근본적 원인은, 독자들을 그렇게 유도하고 오도하는 발행-저자-편집자들의 자기기만과 착각과 방관과, 무모하고 반지성적이며 진실도피적인 처신이다. 그 원본(Urtext)에서 관련인물들의 개인적 사연들과 심리적 동기와 정신병리학적 면모를 드러내 보이는 구체적 맥락들이, 여러 사람 손을 거친 여러 번의 교정-교열 작업 끝에 철저하게 소거-정화되었다는 엄연한 사실이 어느덧 망각-무시된 것이다.

[기적에 이르는 길]이 공개-출판된 이후, 케네스 왑닉은 아내 글로리아 왑닉(Gloria Wapnick)과 함께 기적에 이르는 길 재단( Foundation for A Course in Mircles)을 창립-운영하며, [기적에 이르는 길]의 권위있는 해석가와 학자, 교사가 되었다. 윌리엄 테드포드는 교수직에서 조기 은퇴한 후 캘리포니아 티뷰론(Tiburon, California)의 [기적에 이르는 길] 관련단체와 공부모임에 몸담았다. 그는 [기적에 이르는 길]에 닮긴 ‘용서와 평화’의 정신을 실천하고 체현(體現)한 산 증인으로 주변사람들의 애정과 존경을 받으며 살다, 1988 년 평화롭고 행복했던 여생을 마쳤다.

그러나 헬렌 슈크만은 이런 행운을 누리지 못했다. 헬렌 슈크만과 윌리엄 테드포드의 인간적 관계는 [기적에 이르는 길] 완성-발간 후에 더욱 악화되어, 결국 두 사람은 실질적으로 결별했다. 헬렌 슈크만은 1975 / 1976 년 무렵 [기적에 이르는 길] 발행 초기에 잠시 [기적에 이르는 길] 홍보-토론 공개행사 등에 참여했을 뿐, 그 후에는 [기적에 이르는 길] 관련 일에서 급속히 멀어졌고, 결국 인연을 끊었다. 헬렌 슈크만은 [기적에 이르는 길]이 일종의 영성운동이나 유사종교 현상이 되는 것에 질색했고 끝까지 몹시 비판적이었다. 헬렌 슈크만은 1981 년 췌장암으로 목숨을 잃었는데, 삶의 말년에는 [기적에 이르는 길]이나 그리스도교 신앙과 같은 일체의 종교 / 영성 주제나 대상에 대해서 철저하게 냉소적이었다. 말기 췌장암으로 육체적 고통이 극심했던 임종 무렵에는 실성상태였고, 간호하던 주변사람과 가족들을 공포와 경악에 빠뜨릴 정도로 소름끼치는 정신적 왜곡과 심리적 불안정을 보였다.

헬렌 슈크만은 어려서부터 주변사람이나 가족 중 특정인물에 대한 유별난 의존과 정서적 집착을 반복해 보이곤 했다. 어려서는 늦둥이딸(헬렌 슈크만)에게 무관심했던 나이 많은 아버지의 일거수일투족에 정서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며 자주 절망했고, 학교에도 가지 않고 어머니를 자기 곁에만 붙들어 두려 거짓 복통을 반복해서 일으키다, 울며 겨자먹기로 억지 맹장절제수술 받기도 했다. 병원 연구원과 교수 시절엔 윌리엄 테드포드에게 과도하게 집착했고, 케네스 왑닉을 만난 이후엔 케네스 왑닉을 친아들처럼 여기며 독점하려 안달했다. 말기췌장암으로 극심한 육체적 고통에 시달리던 말년에는, [기적에 이르는 길]과 그리스도교를 포함한 일체의 영성적이며 종교적인 주제와 일들을 경멸-무시했고, 종교-신비 체험이나 영성적 주제에 대해 냉담하고 초연했던 남편 루이스 슈크만(Louis Schucman)에게 전적으로 의존해, 남편없이는 잠시도 정서-정신적 안정을 취하지 못했다.

원본 [기적에 이르는 길]은 헬렌 슈크만이 윌리엄 테드포드에게 집착하던 세월 동안, 윌리엄 테드포드의 적극적 관심, 지지, 격려, 방향-자료 제공과 함께 두 사람의 공동노력으로 집필-탄생되고, 수정-편집되었다. 또한 그 최종적인 퇴고-첨삭-편집-교정-교열은, 헬렌 슈크만이 케네스 왑닉에게 애착을 느끼며 그를 친아들처럼 대하고 독점하려던 시기에, 미완성-중간단계 [기적에 이르는 길] 안에 산재한 영성적 메시지와 그 종교철학적 세계관에 매료된 케네스 왑닉의 제안으로 시작되어, 역시 그의 주도적 작업으로 완성되었다.

헬렌 슈크만은 주변의 특정인물에게 의존-집착하는 자신의 발달심리학적 미성숙과 정서적 불안정, 그리고 역시 자신의 초심리적이며 묵시문학적 종말-환상과 예언자적 과대망상의 1차적 피해당사자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윌리엄 테드포드와 케네스 왑닉과 같은 전문심리학자들과 주변사람들을 그릇된 경탄-황홀-매료의 정황으로 몰아넣어 어떻게든 오랫동안 자기 곁에 붙잡아 두고 정신적으로 조작-지배한, 유능하고 교활한 착각-유도자이자 치밀한 현혹자이며 가해자이기도 했다. 말년의 헬렌 슈크만은 말기췌장암의 극심한 육체적 고통과 더불어 자기 삶의 이런 왜곡과 기만과 사기행각을 깨닫고 경악했을 것이다. 돌이킬 수 없이 확대되고 부풀려져 세간에 벋어나간 [기적에 이르는 길] 신화(神話)와 영성운동과 유사종교화 현상에 당혹하며, 자기 삶의 역할에 대해 절망하고, 잠재의식적이며 종교감성적으로는,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를 사칭(詐稱)한 것에 대한 신(神)의 엄한 단죄와 처벌을 두려워 하며 압도적인 두려움에 사로잡혀 전전긍긍했을 것이다. 헬렌 슈크만이 말년에 보인, 일체의 종교-영성적 주제나 [기적에 이르는 길]에 대한 격렬한 도피-경멸-거부 반응과 정서적 저주는, 이런 맥락에서 제 3 자에게도 절실한 연민과 동정심을 느끼게 한다. ( 말년의 헬렌 슈크만은 자신이 쓴 ‘기적에 이르는 길’을 ‘that god damn book! : 그 망할 놈의 책!’이라고 부르며 혹독하게 저주하곤 했다.)

윌리엄 테드포드와 케네스 왑닉은, 그들의 가까운 지인이자 동료였던 헬렌 슈크만에 대해서는 전문 임상심리학자로서의 본분과 임무를 망각하고 완전히 그르쳐, 오히려 헬렌 슈크만의 종교심리적 과대망상과 일탈적 초심리체험들과 다중인격적이며 정신분열적인 정신병리적 환상들을 유도, 강화, 격려하고 지지하며, [기적에 이르는 길]의 신비화 과정과 첨삭-편집-증보-완성-출간 작업을 적극적으로 공조하고, 사실상 주도했다. 전문교육과 자격을 갖춘 이지적인 최고의 임상심리학자들이 전혀 전문가답지 못하게 대응-처신했고, 아무런 반성도 대책도 없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 헬렌 슈크만의 망상과 자기기만에 기꺼이 동조했고 철저하게 미혹되었다. 그들의 적극적 기대와 참여, 부주의와 무책임과 무능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헬렌 슈크만은 정서적 안정과 인격적 성숙, 정신왜곡의 교정, 현실자각과 자기반성, 그리고 정직한 자아인식의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생의 말년을 극한의 육체적 고통과, 마치 정신적 지옥과 같은 자폐와 공포, 증오와 저주 속에 살다 참혹한 모습으로 숨을 거두었다.

윌리엄 테드포드는 이미 고인이 되었다. 그러나 케네스 왑닉은 일종의 영성운동이자 유사종교현상으로서의 [기적에 이르는 길] 탄생의 마지막 남은 산 증인이자 당사자이다. 케네스 왑닉은 [기적에 이르는 길] 교사와 학자로 여전히 활동 중이므로, 언젠가는 [기적에 이르는 길] 탄생의 진실과 실상과, 자신의 역할과 기여를 반성-인지해 밝히고, 그 탈신화화(脫神話化)와 비신비화(非神秘化)에 기여할 마지막 열쇠를 쥐고 있는 셈이다.

[기적에 이르는 길]이라는 책은, 관련 당사자들의 주장과는 달리 실제로는 헬렌 슈크만이라는 인간 원저자(原著者)가 비정상적이고 일탈적인 다중인격적 자기분열의 망상-착각 상태에서 쓴 종교철학적-영성심리학적 장편(長篇) 문학작품, 곧 허구(虛構)이다. 윌리엄 테드포드가 원본과 초기 수정본의 자료-동기 제공자와 공동저자, 그리고 공동 퇴고-편집-재구성자로서, 그 탄생의 아버지와 산파 역할을 했다. 그리고 케네스 왑닉이 헬렌 슈크만을 도와 그 완성본의 수정-증보-교정-교열을 주도했다.

신(神)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직접구술이라는, 망상과 착각과 그릇된 탄복과 기만의 요소들과, 부풀려진 신화의 후광과 신비화의 장막 들을 걷어 지워 버리고 걸러낼 수 있다면, 독자들은 지나친 부담감과 특별한 환상에 대한 기대와 쓸데없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기적에 이르는 길]을 담담한 마음으로 읽어도 된다. 그리고 굳이 원한다면, 자신이 공감할 수 있는 그 일부 내용과 메시지에 맞추어, 자기 삶과 마음과 생활 태도를 반성-반추해 봄으로써, 인품고양과 인격수련에 도움이 되는 독서-묵상 자료로 활용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 물론, 이 책의 원저자인 헬렌 슈크만이 말년에 극도의 정서 불안, 공포, 자폐 증세, 혹독한 저주와 증오 등 끔찍한 정신적 왜곡으로 주위 사람들을 전율과 경악에 빠뜨릴 정도로 불행한 삶을 살다 참혹하고 가련한 죽음을 맞았다는 사실도 절대로 무시-간과되거나 쉽게 잊혀져서는 안된다. 인격적으로 미성숙하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거나, 종교심리적 갈등이나 공포감, 초심리적 환상 등으로 심리 상담이나 정신과 치료를 경험한 사람들이 이 책을 가까이 하는 것은 최악의 돌이킬 수 없는 사태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그리고, 진지하고 정직한 독자라면 부정하지 못할 진실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현재의 완성본 [기적에 이르는 길]이, 여러 번의 퇴고-첨삭-교정-교열, 그리고 간단없는 수정-증보의 최종 결과물임에도, 여전히 번쇄하고 혼란스러운데다가 내용적으로 중언부언(重言復言)이고, 독파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도록 지루하며, 질리도록 방대한 분량의 산만하고 난해한 책이라는 사실이다. 게다가 [기적에 이르는 길]의 우스꽝스럽도록 세부적이고 추상적이며 독단적인 언어 유희들, 종교-세계관적 기존 낱말과 전통 그리스도교 어휘들에 대한 기고만장한 재해석과 새 의미 부여, 기존 그리스도교 신앙과 성경과 신학에 대한 파격적 재고(再考)와 과대망상의 단정들, 여기저기 산재한 기발한 발상들과 경구들, 횡설수설(橫說竪說)의 남발과 부정확한 언어-문장 구사 들은, 결국 독자들 대부분을 오리무중(五里霧中)의 혼란과 출구 없는 정체감(停滯感)의 함정에 빠뜨리곤 한다.

결과적으로, 현재 [기적에 이르는 길]은, 보고 읽는 사람이 그 혼돈과 난해함 안에 자신의 심리정황과 기억과 감정과 마음 속 바람들을 무의식적으로 이입-투사-투영해, 자기 나름의 의미와 형상과 메시지를 재구성-창작-발견하게 되는, 일종의 영성심리학적 로샥테스트(Rorschach Test)와도 같은, 엉뚱하고 기발한 도깨비방망이와 기괴한 다산성(多産性) 생산로(生産爐) 역할을 하고 있다. [기적에 이르는 길]은 이른바 ‘내면의 목소리(The Inner Voice)’에 귀 기울여 그를 듣고 따를 것을 독자에게 끊임없이 호소하고 강조-재촉할 뿐 아니라, 제 2 권 학생용 자습서( Workbook )를 통해 일종의 ‘매일 학습’ 형식으로 실천적으로 꾸준히 연습-다짐시키는데, 바로 [기적에 이르는 길]의 이런 경향 역시, 일부 독자들을 초심리적 환상과 현실 도피, 그리고 종교심리적 과대망상의 함정에 빠뜨리는 폐해를 부단히 일으키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기적에 이르는 길]-자칭 스승들(Masters), 그 수준과 진정성에서 천차만별인 (유료) 교육-연구기관과 단체들, 유사종파들과 (유료) 공부-수련 모임들, 사이비 종교-영성 단체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신(神)이나 예수 그리스도 혹은 예수의 열두 사도들 중 누군가로부터 듣고 (단지) 그대로 받아 적었다는, 이른바 [기적에 이르는 길]-후속메시지와 해석-설명서 들이 우후죽순(雨後竹筍) 처럼 양산되어 그 중 몇몇은 이미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기적에 이르는 길] 창작당사자 중의 한 사람인 윌리엄 테드포드도 이런 문제점, 곧 [기적에 이르는 길]의 난해-번쇄함과 방대한 분량, 불분명한 언어 표현들, 다의-다중적 내용과 메시지들이 초래하는 혼란스러움과 모순점 들에 대해 잘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생전의 윌리엄 테드포드는 [기적에 이르는 길]의 핵심 메시지를 나름대로 간추려 뽑아 모은 발췌-요약본인 [다시 한번 선택하라 (Choose Once Again: Selections from a Course in Miracles, Edited by Julius J. Finegold, and William M. Thetford, Ten Speed Press, 1985)]를 만드는데 정성을 쏟았다. 그리고 [기적에 이르는 길] 공부-수련자인, 정신과의사 제랄드 잠폴스키(Gerald G. Jampolsky)를 도와, 역시 [기적에 이르는 길] 중심내용을 간추려 뽑은 상담심리학적 응용-실천 소책자 [사랑은 두려움을 놓아버리는 것(Love is Letting Go of Fear, Celestial Arts, 1st edition, 1979)]도 함께 만들었다. 또한 제랄드 잠폴스키가 운영하던, 캘리포니아 티뷰론의 [삶의 태도 치유 센터]에서 지도자(A Director of the  Center for Attitudinal Healing)로 일하며, [기적에 이르는 길] 영성과 메시지를 소아암(小兒癌) 환자들과 그 가족들, 그리고 병원종사자들을 위한 상담-호스피스 활동과 임상치유 활동에 응용하고 실천하는데 앞장섰다. 윌리엄 테드포드는, [기적에 이르는 길] 문구 하나하나를 신성불가침으로 여기며 절대시하는 이른바 ‘기적에 이르는 길-근본주의자들’과는 전혀 달리, [기적에 이르는 길] 내용 안의 옥석구별(玉石區別)과 취사선택, 좋고 긍정적인 메시지의 선별-추출에 거리낌없이 자유로왔고 개방적이었다. [기적에 이르는 길] 수련자이며 전문가인 저널리스트, 디 페트릭 밀러(D. Patrick Miller)에 따르면, 적어도 말년의 윌리엄 테드포드는 [기적에 이르는 길]의 기원을 ‘예수 그리스도’가 아닌, ‘헬렌 슈크만의 잠재의식 발현’으로 확신했다고 한다.( THE Complete Story of the Course : The History, the People, and the Controversies Behind A Course in Miracles, By D. Patrick Miller, Fearless Books, 1997) 윌리엄 테드포드는 이른바 ‘용서(Forgiveness)와 내적 평화(Inner Peace)’로 대변되는 [기적에 이르는 길] 중심메시지와 핵심정신을 자신의 일상생활과, 타인을 돕는 상담-임상-치유 활동 안에서, 실천-구현하는데 전념했다.

한편 [기적에 이르는 길] 완성본 탄생의 주도적 책임자이며 최종편집자인 케네스 왑닉은, 실천-활용 위주의 윌리엄 테드포드와는 달리, [기적에 이르는 길]의 종교철학적 해석과 비교종교학적 연구, 방대하고 빈틈없는 조직신학적 논리체계 확립 등을 위한 저작-저술 활동과 학문-사상-이론체계 구축에 열중하고 있다. 케네스 왑닉의 [기적에 이르는 길] 신학-학문 이론체계 완성 노력은, [기적에 이르는 길]을 독립된 새로운 종교현상과 사상체계로 세우기 원한다면, 나름대로 의미있고 필요한 작업일 것이다. 그러나 과연 [기적에 이르는 길]이 새로운 종교와 신학의 이유와 근간이 될 정당한 자격과 요건을 갖춘, 영성-종교-문화-학문의 대상이며 사상체계인가 하는 데는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케네스 왑닉과 입장과 해석을 달리하는 다른 수많은 [기적에 이르는 길]-(자칭)교사와 수련가들은 케네스 왑닉의 [기적에 이르는 길]-신학과 해석과 설명이 일방적이고 권위주의적이라고 비판한다. 실제로 케네스 왑닉은, [기적에 이르는 길]을 미국과 전세계 독자들에게 널리 알리는데 결정적 공헌을 다른 저술가들, 곧 마리안느 윌리암슨(Marianne Williamson), 제랄드 잠폴스키(Jerald G. Jampolsky), 로버트 페리(Robert Perry) 등등의 유명저자들이 그들의 저작물에서 [기적에 이르는 길]을 인용하는 걸 불허했다. 그래서 로버트 페리(Robert Perry)를 중심으로 한 이들 저술가들이 [기적에 이르는 길] 완성본의 공식 저작권 소유자인 케네스 왑닉과 내면의 평화재단(Foundation for Inner Peace)을 상대로 [기적에 이르는 길]의 합리적 인용 권리와 공정한 사용권 허가를 요구하며 법적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물론 케네스 왑닉의 이들 저자들에 대한 [기적에 이르는 길] 인용-사용 금지조치는, 이와는 별도로 2004 년 4 월 6 일 미국 법원에서 1975 년의 초판-간이인쇄본에 대해 저작권 무효 판결이 남으로써 실질적으로는 유명무실하게 되었다. 저작권 제약에서 풀려난 1975 년의 간이인쇄본 초판-[기적에 이르는 길]을 누구나 합법적으로 공공연하게 인용-사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케네스 왑닉은 여태까지 수십 권이 넘는 [기적에 이르는 길] 관련서적들을 펴냈다. 그의 [기적에 이르는 길] 저술 관련분야는 신학, 비교종교학, 종교철학, 형이상학적 시간론, 비교심리학, 영성심리학, 비교문학, 연극학, 미학과 예술 등, 문화와 학문의 거의 모든 영역을 넘나든다. 케네스 왑닉은 이 모든 분야와 분과학문과 문화영역에, [기적에 이르는 길] 고유관점으로 새 의미를 부여하고, 그 가치들을 새로 정립하려는 거창하고 방대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기적에 이르는 길]-통합신학과 [기적에 이르는 길]-중심세계관을 구축-완비하려는 케네스 왑닉의 학문적 노력과 시도가 과연 정당한 기반과 합리적 근거에 입각해 있는지는 의문이다.

[기적에 이르는 길]은 본래, 자신의 동성애(同性愛) 정체성(正體性) 문제를 포함한 정신적 혼란과 원자탄 개발에 참여-연루된 사실에 대한 도덕적 심리적 가책, 대인관계에서의 대화단절과 인간적 증오와 성격적 갈등, 직장생활에서의 시기-질투와 모함과 암투들로 인한 삶의 어려움, 곧 심리-실존적 위기로 삶의 막다른 벽에 부딪혔던 윌리엄 테드포드의 변화 갈망과 구원 요청, 그리고 그 갈등과 분쟁의 주된 상대방이자 동료였던 헬렌 슈크만의 동의와 도움 약속으로부터 시발되었다. 그 집필-탄생에 초심리적이라는 예외적 요소와, 관련 당사자들의 복잡하고 미묘한 인간관계와, 심리적 망상이나 다중인격적 정신분열과 같은 정신병리학적 문제 들이 포함되고 관여되었으나, 그럼에도 그 본질과 본래의 정체는 특별한 형식-행태를 차용한 ‘심리학적 상담 활동과 그 기록일지’라고 보아야 한다. 만약 [기적에 이르는 길]에 쓸모와 용도가 있다면, 윌리엄 테드포드가 그의 개방적이며 실용주의적인 [기적에 이르는 길] 실천-활용 태도에서 보여준 것처럼, 인간관계를 비롯한 삶의 구체적 문제들을 심리-실존적 차원에서 실천적으로 풀어나가며 일상생활의 긍정적 변화를 부르는 데서 찾아보는 것이 옳다. 케네스 왑닉은  자신의 학자적 야심인, 빈틈없는 새로운 통합신학과 이상적 종교와 관념적으로 완벽한 세계관 구축을 위해, [기적에 이르는 길]을 자기 저술의 각주와 인용과 같은 이론적 근거자료로 원용하며 혼자서 독점하려 안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냉정하고 정직하게 반성해야 한다.

그러면 이제부터 [기적에 이르는 길]의 실제 구성과 핵심메시지를 요약해 보고, 그 중심사상과 내용 들을 검토해 보기로 한다. 그러나 [기적에 이르는 길]의 번쇄-방대함과 서로 상충하는 자기모순적 내용 요소들과 불분명하고 애매한 언어 표현들, 그리고 최종편집자인 케네스 왑닉과 다른 [기적에 이르는 길]-(자칭)교사 및 저술가들 간의 입장차이와 해석-설명 불일치는, [기적에 이르는 길] 안에 명료한 이론과 일원적(一元的) 사상체계는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여러 차례, 여러 사람 손에 의해, 주도면밀하게 첨삭-수정-증보되었다고는 하나, 헬렌 슈크만이라는 한 여인의 심각한 정서장애와 정신적 미성숙, 10여 년에 걸친 변태적 짝사랑의 애증, 초심리적 환상과 자기최면 상태가 낳은 과대망상적 중언부언과 인쇄본 1300 쪽에 이르는 유사종교적 횡설수설 안에서 모순없고 깔끔한 사상체계를 추려내어 재구성하려는 것은 부질없는 시도이다.

아래의 [기적에 이르는 길] 내용요약과 사상소개는, 윌리엄 테드포드의 [기적에 이르는 길]에 대한 실용주의적 접근과, 일상생활에서의 실천을 위한 긍정적 메시지 추출과 선별을 모범으로 삼았다. 중심 메시지와 중요내용의 검토와 인용 대상으로는, 1975 년의 최초 간이인쇄본, 곧 기적에 이르는 길, 크리스웰-본 = 왑닉 기준본 초판 ( A Course in Miracles, 1975 Criswell Edition = Wapnick Standard Version 1st edition )을 선택했다. ( 2004 년 4 월 미국 법원에서 ‘저작권 무효’ 최종 판결을 받은 ‘기적에 이르는 길 크리스웰-본’은 현재 인터넷 안 이곳저곳에 디지털 자료파일로 올라와 있고, 무료 내려받기도 가능하다.)  그리고 윌리엄 테드포드와 제랄드 잠폴스키가 주도한, 캘리포니아 티뷰론의 초창기 [기적에 이르는 길] 공부-수련 모임의 일원이던, 상담심리학자 프랜시스 본(Frances Vaughan)이, 윌리엄 테드포드의 발췌-요약본 [다시 한번 선택하라 (Choose Once Again)]의 전철을 밟아, 독자적으로 새롭게 편집-구성한 완성발췌본 [기적에 이르는 길의 선물 (The Gifts from A Course in Miracles, Edited by Frances Vaughan & Roger Walsh, 1995 Tarcher/Putnam, New York)]도 많이 참고했다. 또한 제랄드 잠폴스키(Gerald G. Jamposky)가 윌리엄 테드포드의 자문과 조언을 받아 펴낸, [기적에 이르는 길] 상담심리학적 활용-실천지침서 [사랑은 두려움을 놓아버리는 것(Love is Letting Go of Fear, by Gerald G. Jamposky, Celestial Arts, 1979, 1st edition)], 그리고 역시 제랄드 잠폴스키의 책 [용서, 가장 위대한 치유자 (Forgiveness – The Greatest Healer of All , Atria Books/Beyond Words, 1999)]에서도 영감을 받았다.

4. [기적에 이르는 길]의 구성과 핵심메시지

[기적에 이르는 길]은 본문(Text), 학생용 자습서(Workbook for Students), 교사용 지침서(Manual for Teachers)의 3 권 합본으로 되어 있다. 모두 합쳐 1300 쪽에 가까운 방대한 분량의 책이다.

4.1 [기적에 이르는 길]의 핵심메시지

[기적에 이르는 길]은, 우리 본래의 영원한 자기(Self)는 신(神)이 창조한 무한한 사랑과 지복(至福)의 상태에서 떠난 적이 없다고 반복해서 강조한다. 스스로를 피부라는 얇은 막 안에 갇힌 허약하고 상처받기 쉬운 육신(肉身)의 존재로 여기며, 그 작은 존재를 어떻게든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 불안과 두려움과 조급증으로 언제나 전전긍긍하는 우리의 이기적 소아(小我 : Ego)는, 실제로는 존재할 수도, 존재한 적도 없는, 악몽 속의 허상이라고 한다. 적대적인 타자들과 위협적인 세상환경에 포위되었다고 느끼는 인식론적 생지옥 속으로 우리를 몰아넣은 이 어리석고 그릇된 소아-망상(Ego-Delusion)에서 깨어나, 신(神)의 자녀로서 누려 마땅한 우리 본연의 영원한 사랑, 무한한 기쁨, 깊은 평화에 복귀하자는 것이 [기적에 이르는 길]의 핵심메시지이다.

이런 맥락에서 [기적에 이르는 길]이 말하는 기적(Miracle)은 불가사의하고 비상식적이며 놀랍고 신비로운 사건이나 일이 아니다. 스스로를 상처받기 쉬운 육신 존재와 동일시함으로써 언제나 주변환경과 타인을 경계, 이용, 반격하게 되는 피해망상의 마음 자세를, 조건 없는 사랑의 베품, 끝없는 기쁨과 온화한 평화 곧 신(神)의 자녀된 마음 자세로 바꾸는 것이 기적이다. 우리 자신의 심리적이며 인식론적 전환이야말로 참된 기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진정한 기적 곧, 우리 마음가짐의 전환을 위한 길과 수단으로 [기적에 이르는 길]은 ‘용서(Forgiveness)’를 제시한다.

[기적에 이르는 길]이 가르치는 ‘용서(Forgiveness)’는, 용서하는 쪽 인품의 대범함과 도덕적 우월성, 혹은 훌륭하고 귀족적인 숙녀- / 신사도를 장려하는 것과 거리가 멀다. 용서는 내가 잘나고 멋있고 통 큰 사람이어서, 분함과 억울함과 상처 따위를 모두 떨어 버리고, 내게 잘못한, 비겁하고 사악하고 못난 누군가를 너그럽고 관대하게 봐주는 것이 아니다. 육신(肉身)인 내가 있고, 나와 구별되는 남과 세상이 있고, 그리고 그 남들이 나를 다치게 하거나 내게 몹쓸 짓을 했고, 또 세상이 남들과 동조해 나를 골탕 먹였고 앞으로도 언제든 그럴 수 있다는 분함과 원통함과 염려와 불안한 기대, 그 모두가 다 내가 지어내고 투사(投射)한 허상이요, 내가 꾸고 있는 악몽 속 사연임을 깨닫는 것이 [기적에 이르는 길]이 가르치는 용서(Forgiveness)이다. 이런 인식과 세계관의 전환으로서의 용서에는 분한 마음과 억울한 심정의 해소와 놓아버림이 따라오며, 그리고 타인과 세상에 대한 근본적인 두려움, 열등-우월감, 분노, 안달, 경계심이 사라지는 대신, 신선한 해방감과 안심, 깊고 진정한 겸손과 내면의 평화(Inner Peace)가 찾아온다고 한다.

4.2 [기적에 이르는 길] 제 2 권, 학생용 자습서(Workbook for Students)

[기적에 이르는 길] 제 2 권 학생용 자습서(Workbook for Students)는 위에서 말한 깨달음 체험이요 우리 인식의 근본적 전환으로서의 용서를, 독자들이  매일매일의 일상 생활에서 체득하고 구현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365 일 분에 해당하는 ‘매일 묵상집’이다. 그래서, 가치관과 세계관의 근본적 전환을 유도하고 독려하는 ‘마음수련과 생활태도 교정의 지침서( a manual for the mind training and the attitudinal healing )’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학생용 자습서의 제 21 과, 곧 21 일 째의 묵상 주제는 “나는 모든 것을 달리 보기로 결단했다.( I am determined to see things differently. )”이다. [기적에 이르는 길]의 학생들은 하루에 여러 번 이 경구를 마음 속으로 뇌이며, 고정관념과 선입견, 과거의 기억 들에 얽매이지 않은 새로운 마음과 눈으로 자기 자신과 주변세상과 타인을 보고 대하려 노력한다. 자기 스스로를 사악하고 구제불능이며 비도덕적이고, 무능하고 겁 많고 게으르고 초라하다고 느껴 우울하고 비참해지거나, 혹은 분한 마음에 자꾸 생각나는 원망스럽고 미운 사람이나 사실이 있다면, 그런 마음들이 들 때 마다 그 날의 과제로 주어진 이 경구를 입으로 소리내어 말하거나 마음 속으로 뇌이며 묵상하는 것이다.

하나 더 보기를 들면 제 44 과의 제목은 “나는 하느님의 빛 안에서 이 세상을 본다( God is the Light in which I see. )”이다. 곧, 신과 같은 무한한 사랑의 빛으로 이 세상과, 주변사람과 사물, 내게 일어난 사건과 내 환경을 보고 대하려 끊임없이 자신을 독려하고 실제로 노력하는 것이 44 일 째의 종일 묵상 과제이다.

    4.3 [기적에 이르는 길] 제 3 권, 교사용 지침서(Manual for Teachers)

[기적에 이르는 길] 제 3 권 교사용 지침서(Manual for Teachers)는 [기적에 이르는 길]을 공부하며 실천하는 가운데 떠오를 수 있는 철학적, 종교적, 세계관적 질문과, 그 질문에 대한 답변 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1976 년에 발행된 대량 인쇄본 제 1 판부터 ‘교사용 지침서’ 마지막 부분에 ‘용어 설명(Clarification of Terms)’이 추가되었다. 용어 설명(Clarification of Terms)은 [기적에 이르는 길]에 자주 등장하는 어휘들의 뜻을 설명한다. 예를 들어, 용어설명의 제 2 항에는 앞에서도 언급된 ‘소아(Ego)’와 ‘기적(Miracle)’에 대한 [기적에 이르는 길] 고유의 정의와 간단한 해석이 실려 있다.

제 3 권 교사용 지침서가 다루고 있는 세계관적 질문과 답변들에서 중요하고 핵심적인 내용 중 하나를 보기로 들어보자면, 3 권 교사용 지침서 제 24 항 “윤회전생(輪廻轉生)은 과연 사실일까? ( Is reincarnation so? )”이다. 그리고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 1 ) ‘나’라는 유별나고 독립된 개체(個體)가 태어나 살고 죽고, 또 다시 태어나기를 반복한다는 윤회전생의 개념은, ‘과거’에서 ‘현재’, 그리고 ‘미래’로 흐르는 ‘시간’이라는 환상을 사실로 받아들인다; ( 2 ) 또, 그 시간이라는 흐름 안에서 태어나고 죽기를 반복하는 개체적 존재, 곧 소아(Ego)로서의 ‘나’라는 존재도 허상이 아닌 실재로 본다; ( 3 ) 그러므로, 윤회전생에 대한 믿음과 기대는, 참된 내가 신의 자녀로서 시간과 육신이라는 환상에 얽매이지 않은 영원불멸의 존재이며, 시작도 끝도 경계도 없는 영원한 사랑, 무한한 기쁨과 참 평화의 주체라는 사실을 ‘지금 여기서’ 깨닫고 구현하는데 이로울 게 없다; ( 4 ) 그럼에도 만약 윤회전생설(輪廻轉生說)이, 현세(現世)적 육신과 우리의 참된 존재를 전적으로 동일시하는 소아-망상(Ego-Delusion)에서 우리를 벗어나게 하는 발상으로 작용한다면 잠정적으로는 유익할 수도 있다.

이처럼 윤회전생(輪廻轉生)에 대한 [기적에 이르는 길]의 언명과 단정은 과격하게 느껴질 정도로 구도중심적(求道中心的)이며 파격적이라고 할 만큼 직설적이고 나름대로 실용주의적이다. [기적에 이르는 길]의 자신감 넘치는 직언들은 교사용 지침서 24 항에 언급된 윤회전생설에 대해서 뿐 아니라, 다른 모든, 철학적, 종교적, 세계관적 주제에서도 마찬가지 양상을 보인다. 곧, [기적에 이르는 길]의 입장이 절대 옳고 완전하다고 내세우면서도, 이와는 모순되게 다른 종교-문화적 입장이나 세계관과 가치관의 호용성도 한편으론 인정하는 다원주의적(多元主義的) 입장을 동시에 취한다.

다음은 [기적에 이르는 길]의 이런 경향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구절들이다.

This course will be believed entirely or not at all. For it is wholly true or wholly false, and cannot be but partially believed. And you will either escape from misery entirely or not at all..
  - A Course in Miracles, Text, 22.II -

이 길(기적에 이르는 길)을 통째로 믿거나 전혀 믿지 않거나 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 길은 전체가 진실이거나 전체가 오류이기 때문에, 부분적으로만 믿는 것은 불가능하다.
- 기적에 이르는 길, 본문 22 과 2 항 -

you are studying a unified thought system in which nothing is lacking that is needed, and nothing is included that is contradictory or irrelevant.
- A Course in Miracles, Workbook for student, Lesson 42 -

너는 지금 그 어떤 필수요소도 빠지지 않았고 그리고 그 어떤 모순이나 헛된 점도 포함되지 않은, 하나의 통합된 사고체계를 공부하고 있다.
- 기적에 이르는 길, 학생용자습서, 제 42 과 -

Although Christian in statement, the Course deals with universal spiritual themes. It emphasises it is but one version of the universal curriculum. There are many others, this one differing from them only in form. They all lead to God in the end.
- A Course in Miracles, Preface, What it is –

비록 표현(방법)에서는 그리스도교적이지만, [기적에 이르는 길]은 보편적 영성 주제들을 다룬다. [기적에 이르는 길]은  그 자체가 그 보편적 수련과정의 단지 한 양태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다른 수많은 과정들이 있다. [기적에 이르는 길]은 오직 형식에서 그것들과 차이가 난다. 그것들 모두 (우리를) 결국 하느님께 인도한다.
   - 기적에 이르는 길, 서문, 기적에 이르는 길은 무엇인가 –

This is a manual for a special curriculum, intended for teachers of a special form of the universal course. There are many thousands of other forms, all with the same outcome.
- Manual for Teachers,  1. Who Are God’s Teachers? -

이것(기적에 이르는 길 제 3 권 교사용 지침서)은 하나의 특정한 (교육)과정을 위한 지침서이다. 보편적 (교육)과정의 한 특정형태를 (선택해 가르치게 된) 교사들을 위한 것이다. 수 천의 많은 다른 (교육)형태들이 있고, 모두 같은 결과를 부를 것이다.
      - 기적에 이르는 길 교사용 지침서, 1. 하느님의 교사는 누구인가? -

절대보편적 진리 주장과 다원주의를 이곳 저곳에서 동시에 내세우는 위의 예 처럼 [기적에 이른 길]은 자체적으로 수많은 모순점들과 상반되는 쟁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동시에 내세우거나, 포괄-포함하고 있다. 이런 내용적 혼란을 염두에 두고, 어느 정도 무리가 따르더라도 [기적에 이르는 길]의 대략적 중심사상을 ( 1 ) 세계관과 신관; ( 2 ) 우주기원설과 구원론; ( 3 ) 성령론과 그리스도론 들로 나누어 살펴본다.

5. [기적에 이르는 길]의 중심사상

5.1  세계관(世界觀)과 신관(神觀)

[기적에 이르는 길]의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해 우선 세상과 자아(自我)에 대한 우리의 인지과정을 반성해 보자:

우리는 기본적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다섯 가지 감각기관에 의지해 세상을 대하며 동시에 자신의 자아존재를 인식한다. 우리에게 세상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 맡고, 피부로 느끼고, 혀로 맛봄으로써 인지되는 다섯 감각의 대상이다. 그리고 그 다섯 감각으로 자기 밖의, 자기가 아닌 대상 곧, 객체(客體)로서의 세상을 느끼는 것이 감각의 주체(主體)인 ‘나’로서의 ‘자아’이다. 따라서 ‘나’는 내 앞의 세상과 확연히 구별되는 ‘개체(個體)’이다. 그리고 세상은 나를 포함한 여러가지 다양한 개체들, 곧 물체들과 생명체들로 이루어진 집합이다.

이런 세상 안에서 ‘내’가 유지, 존속, 발전하려면, ‘나’ 아닌 다른 개체들을 (잡아) 먹고, 또 내게 이롭도록 그것들을 이용하거나 조종해야 한다. 나 아닌 다른 사람들도 이런 맥락에서, 내게 이롭고 쾌감을 주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로 구별된다. ‘나’는 언제든 내게 위험 혹은 적(敵)으로 돌변할 수 있는 주변환경과 물체와 타인들로 둘러싸여 있다. 그리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나 자신인) 내 육신’은 다치고, 병들고, 고통받으며, 노화해 망가져 결국엔 죽게 된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외부세상과 타인의 위협으로부터 ‘나’를 지키고 보호하며, 세상 안 물체, 생명체 들과 타인들을 이용, 조종해 내 부상과 병과 고통을 막고, 내 육신생명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노화과정과 죽음의 때를 최대한 미루고 늦추는 일이다. 여기서 성과를 거둘 때 ‘내 자아 존재’는 한 동안 어느 정도의 쾌감과 성취감과 안도를 느낀다. 그러나 그 시간들은 상대적으로 짧아 아쉽게도 순식간에 지나간다. 내 삶은 대부분 고독과 불안과 공포, 부상과 질병, 쇠잔과 노화, 곧 심신의 고통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러다가 결국 내 ‘(육신)존재’는 망가져 죽음에 이른다.

이처럼, 세상과 인간에 대한 우리의 인지론적이며 현상학적 관찰 결과는 삶에 대한 불교(佛敎)의 근본적 통찰, 곧 인생고해론(人生苦海論)을 떠오르게 한다. 문제는 이런 인생고해론(人生苦海論)이 [기적에 이르는 길]이 당연한 것으로 전제하며 믿고 있는, 선(善)하고 완전(完全)한 신(神)의 존재와 모순 없이 공존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기적에 이르는 길]은 선(善)하고 완전한 신(神)이 고통과 죽음으로 가득 찬 세상은 물론이며, 또 그런 세상에서 태어나 공포와 탐욕, 고독과 불안에 시달리며 살다 결국 노화와 질병과 사고로 죽게 되는, ‘작고 허약하고 외로운 자아존재’ 곧 ‘개체(個體)와 육신(肉身)으로서의 나’를 창조할 까닭도 없다고 단언한다. 다시 말해 완벽하고 선한 신(神)은 공포와 고통, 고독과 죽음으로 집약되는 이 세상과 내 작고 허약한 자아존재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기적에 이르는 길]이 상정하는 신(神)은 절대적 완벽함과 지선(至善)의 존재이다. 그리고 [기적이 이르는 길]이 관찰한 이 세상과 그 안의 인간 자아존재는, 그 누구도 부인하거나 피해갈 수 없는 공포와 고통, 고독과 죽음이 지배하는 현상세계와 그런 숙명에 매인, 작고 외롭고 허약한 ‘개체-육신 존재’이다. [기적에 이르는 길]은 자아-육신 존재가 몸담은 결함투성이의 현상세계와 지선(至善)의 완벽한 신(神) 사이에 존재하는 이 심각한 괴리를 미화하거나 부정하거나 상대화하지 않고 일단 그대로 견지한다.

그러면 다음에는, 만약 신(神)이 창조하거나 관여한 것이 아니라면 “이 불완전한 물질우주는 어디에서 연유한 것일지”에 대한 [기적에 이르는 길]의 해명, 곧 그 ‘우주기원설(宇宙起原說: Cosmogony)’을 보기로 한다. 아울러 인간이 공포와 고독, 비참한 고통과 죽음의 현상세계에서 과연 벗어날 수 있을지, [기적에 이르는 길]의 인간구원에 대한 전망인 ‘구원론(救援論: Soteriology)’을 알아본다.

    5.2 [기적에 이르는 길]의 우주기원설과 구원론

  5.2.1 [기적에 이르는 길]의 우주기원설(宇宙起原說: Cosmogony)

선(善)하고 완벽한 신(神)이 창조하거나 관여한 것일 수 없다면, 고통과 죽음으로 가득 찬 이 세상과 그 안에서 공포, 탐욕, 불안과 고독에 시달리다 죽게 될 불완전한 내 자아존재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한 [기적에 이르는 길]의 대답은 단호하다:

신(神)은 결함투성이의 이 세상을 창조한 적이 없다. 불완전한 이 세상과 그 안에서 공포와 고통에 시달리다 죽어가는 내 자아존재를 창조한 것은 신(神)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이다! 나는 본래 신의 자녀임과 동시에 신성(神性)의 일부로서 무한한 사랑과 큰 기쁨의 주체이며, 영원(永遠)하고 신성(神聖)한 무한존재(無限存在)이다. 그럼에도 나는 위협과 고통과 죽음으로 가득 찬 정글-지옥과 같은 결함투성이의 세상을 상정해 놓고, 또 그 안에서 공포와 탐욕, 불안과 고독에 시달리며 마냥 괴로워하는 작은 개체존재, 곧 소아(小我 : Ego)라는 허상(虛像)과 나를 동일시하고 있다. 이것은 내 착각이며, 말 그대로 내가 빠져 꿈꾸고 있는 악몽이며 망상이다. 나를 괴롭히는 못된 사람도 내가 지어내 투사한, 내 망상 속의 등장인물이며, 내가 세상에서 겪는 갖가지 괴로움과 곤란들도 내가 꿈꾸고 있는 내 환각 속의 사건과 사연들이며, 악몽 속의 가위눌림이다. 이 세상과 그 안의 작은 나는 실재(Reality)가 아닌 환상(illusion)이다!

이 모든 환상은, 내가 스스로를 신(神)과 분리된 별개의 존재라고 믿기 시작한 내 원초적 ‘분별-환상(分別-幻想 Illusion of Separateness)’에서 비롯했다. 나는 내가 신에서 분리되어, 신과 별도로 존재-창조할 수도 있으리라는 황당한 생각을 떠올렸고, 이 ‘하찮고 어이없는 발상(a tiny mad idea)’을 웃어넘기는 대신, 구체적 상상으로 옮겨 현상세계, 곧 이 세상이라는 환상을 꾸며내고, 동시에 그 세상 속 다른 모든 것과 분리된 개체존재로서의 작은 나를 지어내 투사했다. 이제 나는 내가 마음으로 지어낸 현상세계 속의 한갓 작고 외로운 개별존재가 되었다. 다른 생명체와 개체 들의 끊임없는 위협을 받으며, 불안과 고독, 탐욕과 공포 속에 전전긍긍하며 살아가다, 고통과 죽음 속에 소멸하는 작고 외로운 자아존재(Ego)라는 허상과 나 자신을 전적으로 동일시하기에 이르렀다. 신이 창조하지 않은 끔찍한 이 세상과 그 안에서 불안과 겁에 질려 살아가는 작고 외로운 나는 실재(Reality)가 아닌 허상이다. 이 세상은 내 악몽이며, 그 안의 작은 내 자아존재는, 이 세상 사연이라는 내가 쓴 악몽의 시나리오에서, 주로 겁에 질리거나 분노하는 ‘피해자(被害者)’와, 결코 채워지지 않는 욕망과 이룰 수 없는 바람에 시달리는 ‘욕구불만자(欲求不滿者)’의 배역을 도맡아 하는 운 나쁘고 불쌍한 주인공 등장인물이다.

5.2.2 [기적에 이르는 길]의 구원론(救援論: Soteriology)

내 악몽이요 환상인 이 고통스러운 세상과 작고 외로운 나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구원의 길이 과연 있을까? :

[기적에 이르는 길]에 따르면 그 길은 분명히 있다. ‘용서(Forgiveness)’가 바로 ‘기적에 이르는 길(A Course in Miracles)’이다.

용서는 우선, 내게 닥친 힘든 난관과 부당하고 억울한 사건과 경험 들이 내 외부에서 강요된 심술궂은 운명이나 악의적이고 무지몽매한 타인에 의한 것이라 단정해, 우울해하거나 분노하며 그 원인제공자를 찾아 원망-복수-반격하고 공격하려는 피해망상의 마음상태로 치닫지 않는 데 있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모든 일이 내가 지어내고 투사해 만들어 낸, 내 마음이 지은 시나리오의 실현임을 깨닫는 것이다. 내게 못되게 굴고 날 괴롭히는 타인이 있다면, 내가 잘나고 통이 크고 대범해서, 악하고 못난 상대방을 봐주는 게 용서가 아니다. 내가 만나 상대하는 타인들과 내 앞의 세상이 나와 별개의 존재라는 상식적 믿음과 통념은, 나를 내 육신존재와 동일시하는 소아-망상(Ego-Delusion)에서 비롯했다. 우리는 서로 분리된 별개의 존재자들이 아니다. 타인들은, 내가 지어내고 투사해 만든 이 세상이라는 무대에서, 내가 시킨 배역을 맡아 하는, 내가 선택-상정한 등장인물들이다. 용서는 공포와 불안과 열등감, 분노와 욕구불만, 원망과 우월감과 복수심으로 구성된 내 삶의 옛 시나리오를 폐기해 놓아버리고, 화해와 이해, 인정과 배려, 웃음과 여유의 새로운 시나리오를 받아들이는 작업이며, 내 마음이 착각과 망상에서 벗어나 본래 평화로운 정상상태, 곧 지복(至福)의 상태를 회복하는 과정이다.

나는 내 앞의 세상과, 내가 만나고 인연을 맺는 모든 생명들과 타인들의 ‘무한책임자(無限責任者)’이다. 나는 이 세상, 곧 내 눈 앞 현실로서의 현상세계와 타인들을 버려두고 홀로 이 곳에서 몸을 빼내, 평화와 기쁨의 사사로운 천국으로 옮아갈 수 없다. 내가 상대하는 타인들과, 세상 안에서 내가 겪고 보는 모든 사연들 하나하나는 모두 내 책임이다. 내가 그 한 사람 한 사람을, 그리고 그 사연들 하나하나를 용서함으로써, 이 세상과 타인들과 나는 함께 해방된다. 내 마음은 내 삶의 모든 사건-사연들과 모든 생명과 사람들을 구원으로 인도할 수 있는 길이며, 내 용서가 그 길을 여는 문이다. 진정한 용서를 통한 안심과 평화의 삶을 받아들이는 마음공부가 내 삶의 과제이다.

The light of the world brings peace to every mind through my forgiveness. I am the means God has appointed for the salvation of the world.
- A Course in Miracles, Workbook, Lesson 63 –

내 용서를 통해 세상의 빛이 모든 마음에 평화를 가져다 준다. 나는 하느님이 세상의 구원을 위해 지명한 도구이다.
- 기적에 이르는 길, 학생용 자습서, 63 과 –

5.3  [기적에 이르는 길]의 성령론(聖靈論)과 그리스도론

  5.3.1  [기적에 이르는 길]의 성령론(聖靈論)

성령(聖靈 The Holy Spirit)은 우리를 향한 ‘신의 목소리(God’s Voice)’이다. 성령은 내 삶의 모든 사건-사연들을 ‘배움의 교재’로 받아들이고 ‘깨달음의 기회’로 쓰도록 나를 일깨운다. 내 소아(Ego)의 목소리는 언제나 크고 분명하며, 분노와 피해의식, 열등감과 공포, 안달과 탐욕으로 격앙되어 있고, 내 삶의 모든 사건과 사연들 안에서 내 정당함과 억울함을 확인하고, 세상을 향한 원한과 공격을 부추기며 타인에 대한 내 우월감과 원망과 반격을 주도한다. 그러나 신의 목소리인 성령은 작고 나직해서, 우리가 차분할 때 비로소 들려오고, 내 우월감과 피해의식, 내 입장의 옳음과 권익, 내 탐욕과 위신을 관철하기보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이해, 온유와 용서, 솔직과 겸손 그리고 마음의 평화를 언제나 선호한다. 성령은 상대방의 모자람과 악의와 죄를 보거나 찾지 말고, 그의 죄 없음과, 나와 구별되지 않는 동일성(하나임)을 보라고 한다. 성령은 내 마음 안에 겸손의 자세와, 용서와 평화의 의지를 일으켜 실행케 한다.

마음을 가라 앉혀, 작고 나직한 신(神)의 목소리인 성령(聖靈 The Holy Spirit)을 듣고 따르면, 따로따로 분리되어 서로 의심하고 두려워하며, 공격하고 원망하며, 열등감에 주눅들고 우월감에 우쭐거리는 개별적 자아존재, 곧 내 소아(小我: Ego)는 존재근거가 전혀 없는 허상이요 자기기만(Self-Deception)의 산물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신의 자녀됨(Sonship of God)’ 안에 하나라는 인식에 도달한다.

5.3.2  [기적에 이르는 길]의 그리스도론

그리스도(Christ)는 신(神)의 자기 펼침(Extension)이며, 신의 아들(Son of God)로서 신 안에서 신의 영광을 함께 한다. 그리스도가 누리는 ‘신의 자녀됨(Sonship of God)’이 우리의 참된 정체(True Identity)이며 우리 본래의 ‘참된 자기(Our True Self)’이다. 역사의 인물 예수는 스스로를 신(神), 그리고 타자들과 분리된 별개의 존재자요 작은 육신존재로 여기는, 분별-환상(分別-幻想 Illusion of Separateness)과 소아-망상(Ego-Delusion)에서 온전히 깨어나 그리스도(Christ)와 일치함으로써 ‘신의 자녀됨(Sonship of God)’을 회복했다. 그는 우리 모두의 모범이요 이상적 원형(原型 Aarchetype)이다. [기적에 이르는 길]은. 예수의 죽음을 신의 심판으로부터 인류의 모든 죄벌을 대속(代贖)한 희생, 그리고 예수의 부활(復活)을 처참하게 죽은 시신이 불사(不死)의 새 육신으로 다시 살아난 신적(神的) 초능력이 드러난 사건으로 보는, 그리스도교 전통신앙과 교리를 재해석한다:

[기적에 이르는 길]은 예수의 죽음사건 안에서는, 고문과 죽임을 당해서도 흔들리지 않은 예수의 절대적이고 완전한 용서를 보고자 하며, 예수 부활신앙 안에서는 육신존재(肉身存在)와의 자기동일시(自己同一視)가 결정적으로 초극(超克)되었음에 주목한다. 다시 말해, 예수 죽음사건의 의미는, 예수가 인류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자기 목숨을 버렸다는 데에 있지 않고, 참된 용서의 온전한 구현사례라는 데에 있으며, 예수 부활신앙은, 죽음을 이긴 경이로운 초능력에 대한 경배에서가 아닌, 육체성의 존속 여부에 관계없이 예수( 그리고 우리 자신 )의 참 존재는 영원하다는 확신에서, 그 의의를 찾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기적에 이르는 길]은 그리스도교 신앙을 재해석하거나, 그 전통적 교리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 다음엔 [기적에 이르는 길]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그리스도교 신앙과 [기적에 이르는 길]의 눈에 띄는 공통점과 차이점을 짚어 보기로 한다.

     6. [기적에 이르는 길]과 그리스도교

  6. 1 [기적에 이르는 길]과 그리스도교의 공통점

[기적에 이르는 길]을 처음 펼쳤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전통적인 그리스도교 신앙의 어휘들이다. 하느님(God), 성령(Holy Spirit), 하느님의 아들(Son of God), 그리스도(Christ), 용서(Forgiveness), 구원(Salvation) ..... [기적에 이르는 길]은 이런 그리스도교 신앙의 용어들로 완덕(完德)의 방도와 인간 성화(聖化), 인간 구원의 길 등을 설명, 독려하고 있으므로, 일단 그리스도교적 영성서적이라는 첫인상을 준다. 그리고 실제 내용으로 들어가 그 다음 주의를 끄는 것은, [기적에 이르는 길]의 기본적 세계관과 그리스도교의 전통적 가르침인 원죄론(原罪論)에서 흥미로운 병행성(竝行性)과 비슷한 함의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히브리성서(구약성경) 창세기 제 3 장  인간의 죄와 벌

6 여자가 쳐다보니 그 나무 열매는 먹음직하고 소담스러워 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그것은 슬기롭게 해 줄 것처럼 탐스러웠다.
그래서 여자가 열매 하나를 따서 먹고 자기와 함께 있는 남편에게도 주자, 그도 그것을 먹었다.
7 그러자 그 둘은 눈이 열려 자기들이 알몸인 것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서 두렁이를 만들어 입었다.
8 그들은 주 하느님께서 저녁 산들바람 속에 동산을 거니시는 소리를 들었다. 사람과 그 아내는 주 하느님 앞을 피하여 동산 나무 사이에 숨었다.
9 주 하느님께서 사람을 부르시며, “너 어디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10 그가 대답하였다. “동산에서 당신의 소리를 듣고 제가 알몸이기 때문에 두려워 숨었습니다.”
11 그분께서 “네가 알몸이라고 누가 일러 주더냐? 내가 너에게 따 먹지 말라고 명령한 그 나무 열매를 네가 따 먹었느냐?” 하고 물으시자,
12 사람이 대답하였다. “당신께서 저와 함께 살라고 주신 여자가 그 나무 열매를 저에게 주기에 제가 먹었습니다.”
13 주 하느님께서 여자에게 “너는 어찌하여 이런 일을 저질렀느냐?” 하고 물으시자, 여자가 대답하였다. “뱀이 저를 꾀어서 제가 따 먹었습니다.”
14 주 하느님께서 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이런 일을 저질렀으니 너는 모든 집짐승과 들짐승 가운데에서 저주를 받아 네가 사는 동안 줄곧 배로 기어 다니며 먼지를 먹으리라.
15 나는 너와 그 여자 사이에, 네 후손과 그 여자의 후손 사이에 적개심을 일으키리니 여자의 후손은 너의 머리에 상처를 입히고 너는 그의 발꿈치에 상처를 입히리라.”
16 그리고 여자에게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네가 임신하여 커다란 고통을 겪게 하리라. 너는 괴로움 속에서 자식들을 낳으리라. 너는 네 남편을 갈망하고 그는 너의 주인이 되리라.”
17 그리고 사람에게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아내의 말을 듣고, 내가 너에게 따 먹지 말라고 명령한 나무에서 열매를 따 먹었으니, 땅은 너 때문에 저주를 받으리라. 너는 사는 동안 줄곧 고통 속에서 땅을 부쳐 먹으리라.
18 땅은 네 앞에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돋게 하고 너는 들의 풀을 먹으리라.
19 너는 흙에서 나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얼굴에 땀을 흘려야 양식을 먹을 수 있으리라.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가리라.”

     -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누리집,  성경 : 창세기 3.6-19 -


그리스도교 원죄론(原罪論)의 한 근거가 된 위의 히브리성서(구약성경) 창세기 3 장을 보면, 태초의 인간이며, 원조 인류인 여자(하와)와 남자(아담)가 신의 금지를 어기고 선악과(善惡果)를 따먹음으로써 스스로가 알몸인 것을 비로소 알고 두려움에 빠져 무화과 잎을 엮어 몸을 가린다. 그리고 신과의 친교-일치 상태였던 낙원(에덴)에서 추방되고 만다. 달리 말해, 원조인간 여자(하와)와 남자(아담)가 스스로의 육체성을 알게 되고 또 자기 육신이 타인과 신(神) 앞에 노출된 것을 두려움으로 느낀 것이 신과의 친교와 일치 상태인 낙원에서 고통과 죽음의 현상세계로 내몰린 계기이다.

그런데, [기적에 이르는 길]도 역시, ‘나’를 남이나 신과 구별되는 개별 존재자이며 작고 허약한 육신존재로 믿는 우리 마음의 기본적 오류, 곧 그리스도교의 원죄에 비견되는 우리의 근원적 자기기만과 착각이, 인식론적 무한 방어/공격의 전쟁-지옥 상태와 같은 현상세계로 우리 삶을 몰아 넣었다고 보고 있다. [기적에 이르는 길]은 우리의 개체성과 육체성 자체가, 신의 자녀로서의 우리 본성과 본래적 자기규정을 형편없이 왜소화한 인식론적 착각의 결과이며, 자기기만(Self-Deception)과 망상(Delusion)이요, 환상(illusion)이라고 한다. 타자와 구별되는 작은 나(我), 곧 ‘소아-존재(小我-存在 Ego-Existence)’를 보호, 보존하기 위해 우리가 쏟는 경도된 몰입과 심신의 모든 투자와 갖은 노력은 [기적에 이르는 길]을 따르면, 우리 마음 속 근본적 ‘분별-환상(分別-幻想 Illusion of Separateness)’과 인식론적 착각의 당연한 부산물이다.

사실, 타자와 나를 분리하지 않는 완전한 공감과 연대는 육체적 생명을 지닌 개체적 존재자들에겐 실현이 불가능한 일인지 모른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그리스도교 원죄론의 한 근거가 된 히브리 성경 창세기 3 장의 기사 안에서도, 원조 인간이 자기의 육체성(알몸)을 처음으로 인식하고, 그 육신이 남과 신(神) 앞에 노출된 것을 두려움으로 느낀 사실을 ‘돌이킬 수 없는 원초적 낙원의 상실’과 결부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그리스도교의 원죄론과 [기적에 이르는 길]의 기본적 세계관은, 우리 존재의 육체성과 연루된 이 세상과 삶의 현실적 소여(所與)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는 데서 일치한다. 다시 말해 이기적 욕구, 본능적 공포, 삶의 고통, 그리고 필연적인 죽음이 지배하는 우리의 실존과 현상 세계를, 바람직한 정상 상태에서 벗어난 왜곡상태, 그리고 근본적으로 크게 잘못되어 바로잡음과 구원이 요청되는, 그대로는 용납할 수 없는 비참의 상황으로 보는 데서 그리스도교의 원죄론과 [기적에 이르는 길]은 서로 상통한다.

물론 그리스도교의 원죄론은 우리 실존과 현상세계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인간 개개인과 인류 전체가 종교 도덕적 죄악에 돌이킬 수 없이 물들고 노출되어, 외부로부터의 초월적 바로잡음 곧, 신적(神的) 구원이 요청될 정도로 두루 손상되었다고 본다. 그리고 구원자-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구술적이고 공개적인 공동체적 신앙고백과 감사(感謝), 찬송(讚頌) 안에서 인간과 세상 구원의 확신을 얻는다. 구체적으로는 그리스도교 신도로의 입문예식인 세례(洗禮), 가톨릭의 미사나 개신교의 예배와 같은 공동체적 전례(典禮), 그리고 성찬식(聖餐式), 성체강복(聖體降福), 고해성사(告解聖事) 등과 같은 다양한 종교 의식의 집행과 참여 안에서, 신의 용서와 은총을 통한 인간 성화(聖化)와 그 매개를 희구한다. 또한 교회 모임과 같은 신앙공동체 활동 안에서 삶의 구체적 위로와 도움을 찾으려 한다.

반면에 [기적에 이르는 길]은 인간의 자기인식과 자아규정, 그리고 삶의 가치관과 세계관의 근본적 전환이라는 전인적(全人的) 깨달음 체험, 곧 [기적에 이르는 길]이 강조하는 ‘용서(Forgiveness)’를 통한 그리스도와의 일치를 그 영성의 중심으로 삼는다. 그리고 이를 위해, 특히 제 2 권인 학생용 자습서(Workbook for Students)는 365 일 분으로 된 매일 묵상집 형식의 영성훈련 지침과 마음수련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기적에 이르는 길]의 공부-수련자들은, 그동안 많은 구도자들이 마음 속으로 갈망해 왔으나 실제로는 너무 막연하며 멀고 어렵게 느껴지던 구도(求道)와 완덕(完德), 그리고 영성훈련의 지침과 실천방법을, [기적에 이르는 길]의 제 2 권인 학생용 자습서(Workbook for Students)가, 쉽고 참신하며 구체적인 매일 묵상집 형식으로 제시, 설명, 독려하고 있다며 뿌듯해 한다.

그러나 [기적에 이르는 길]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기적에 이르는 길], 특히 그 제 2 권인 학생용 자습서는 장장 1 년 분에 해당하는 집요한 반(反)그리스도교적 세뇌(洗腦 : brain wash) 과정을 위한 안내-유도서이자 위험하기 짝이 없는 무신론(無神論)적 세계관의 실습-의식화 교본이라고 비난하며 경고한다. 물론, 간단없는 용서(Forgiveness)의 실천과 초지일관하는 내적평화(inner peace)의 구현을 내세우는, 마치 사랑과 용서의 전도서이자 극단적 평화주의의 경전처럼 보이기도 하는 [기적에 이르는 길]을, 악의적인 반(反)그리스도교적 교과서이자 교활한 무신론적 세뇌지침서로 혹평하는 입장은 일단 너무 지나치다는 느낌을 준다. 그럼에도 [기적에 이르는 길]에 대한 이런 극렬한 거부-비난 반응과 혹독한 비판은, 개신교와 가톨릭을 망라한 기성의 그리스도교 종단은 물론, ‘여호와의 증인’과 같은 그리스도교계 신흥교파 쪽에서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그리스도교 교파들의 [기적에 이르는 길]에 대한 거부-비난과 경고를 이해하기 위해, 그리스도교와 [기적에 이르는 길]의 중요한 차이점을 살펴 보자.

6. 2 [기적에 이르는 길]과 그리스도교의 중요 차이점

[기적에 이르는 길]이 하느님(God), 성령(Holy Spirit), 하느님의 아들(Son of God), 그리스도(Christ), 용서(Forgiveness), 구원(Salvation) 등과 같은 전통적 그리스도교 신앙의 용어들로 이루어진 영성지침서라 할지라도, 그렇다고 해서 정말 속속들이 그리스도교적 영성서적이요, 그리스도교 신앙을 지지, 독려하는 그리스도교적 완덕수련(完德修練) 안내서인가 하는데는, 그 누구도 부인하거나 지나칠 수 없는 의문이 따른다:

우선, [기적에 이르는 길]은 우주를 신(神)의 창조물로 보지 않는다. [기적에 이르는 길]은 우리의 육신을 포함한 이 세상과 물질우주가, 우리 소아(小我 : Ego)와 연루된 거대한 환상임을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다. 반면에 유대-그리스도교가 믿는 신(神)은 일차적으로, 이 세상과 우주를 무(無)에서 창조한 ‘창조주-하느님’이며, 또한 그 창조주 하느님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피조물들과 이 세상의 번성과 안녕을 격려하고 축복하는 어버이와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또한 그리스도교 신앙의 중심에는, 2000 여년 전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신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그의 수난, 죽음과 부활을 통해 인간과 세상의 죄를 대속(代贖)하고 구원했다.”는, 확고부동한 핵심 교리가 있다. 반면에 [기적에 이르는 길]이 지향하는 영성의 근간은, ‘전인적(全人的) 깨달음 체험으로서의 용서(Forgiveness)’와 그 실천이며, 구체적으로는 우리의 개체성(個體性)과 육체성(肉體性), 그리고 우리 눈 앞의 물질세계와 우리가 몸담은 시공간(時空間)이 모두 우리의 소아(小我 : Ego)와 연루된 기만과 환상의 산물임을 깨닫고, 우리 본래의 ‘신(神)–인(人)–자(自)-타(他) 일치-화해 상태’를 되찾는 지복(至福)의 마음가짐, 그리고 이타적인 베품과 너그롭고 여유로운 평화의 생활태도를 회복하자는 것이다.

[기적에 이르는 길]과 그리스도교 신앙의 이런 차이는 무마하거나 서로 타협점을 찾아 극복할 수 있는 사소하고 부수적인 간극으로 보이지 않는다:

우선 양자가 말하는 신(神)의 속성이, ‘창조신(創造神)’과 ‘현상세계와 물질우주의 창조에 관여하지 않은 초월적 신성(超越的 神性)’으로 서로 너무 다르다. 또한 인간과 세상의 구원에 대한 믿음에서도, ‘구원자-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공동체적 신앙고백과 의탁(依託)’이냐, 아니면 ‘우리 참존재의 비개체성(非個體性)과 비육체성(非肉體性)에 대한 전인적 깨달음 체험과 그에 수반한 마음가짐과 생활태도의 극적 전환’이냐로 극명하게 대조된다.

유대-그리스도교 신앙전통에서 신-인(神-人) 관계는 인격적이며 대화적(對話的)이다. 인간은, 세상과 인간의 창조주이며 동시에 구원자인 신(神) 앞에 있고, 인간의 생각과 말과 행위는 유명무실한 가상현실에서 일어나는 허구나 착각 혹은 꿈이나 환상이 아니다. 인간의 생각과 말과 행실은 자기 자신과 타인과 주변세상에 구체적 영향을 미치고, 실질적 결과를 낳는다. 따라서 인간은 자기 의지와 생각과 행동에 대한 책임 주체이다.

유대-그리스도교의 인간은 신기루나 허깨비처럼 이미지 뿐인 가상현실이나 허구, 혹은 깨어나면 허무하게 사라질 환상이나 꿈 속에 살고 있지 않다. 물질우주와 세계는 신(神)이 창조한 피조물로, 실제로 있는 구체적 사실과 현실이며, 그 안에서 인간은 선(善)과 악(惡)의 이원성(二元性)에 대면해 있고, 매일 매 순간 자기 의지와 행위로 선을 택하거나 악에 가담한다. 인간에게 선(善)은 근면함과 성실-정직함, 이웃을 위한 봉사, 배려와 자기 희생, 신(神)과 자연에 대한 경외와 감사, 겸손과 관대함, 절제와 중용, 청결과 청빈, 배움과 진리 탐구 등 인간의 윤리도덕적 미덕들과 일치한다. 악(惡)은 게으름과 방종, 사치, 허영, 낭비, 조급과 안달, 경솔, 식탐과 탐욕, 만취, 중독, 음란과 간음, 무분별한 정욕, 교만과 거짓, 생명과 동물에 대한 학대, 살인-폭력, 자해(自害)와 자살(自殺), 신(神)과 세상에 대한 원망과 저주, 분노, 폭언, 시기와 질투, 이간질과 위해(危害) 등등 역시 인간의 윤리도덕적 악행과 일치한다. 자비로울 뿐 아니라 공정하고 정의로운 신(神)은, 선(善)을 무한한 행복과 큰 기쁨으로 축복-보상하는데, 악(惡)과 악인(惡人)들은 스스로의 그릇됨과 빗나간 선택, 곧 그 자체의 본성적 추함과 부패와 왜곡, 그리고 자기파괴적 경향에 따라 결과적으로 신에서 멀어져 영원한 소외와 한없는 고통의 나락으로 추락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 같은 유대-그리스도교의 기본적 세계관이 [기적에 이르는 길]에서 철저하게 부인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적에 이르는 길]은 현상세계로서의 물질우주와 자연, 그리고 인간 현존재(現存在)의 육체성(肉體性)과 개체성(個體性) 들을 모두 실재(Reality)가 아닌 환상(illusion)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게 사실이라면, 대자연과 꽃과 나무와 예술작품 들 앞에서 우리가 느끼는 경외감과 감동은 미혹으로서의 환각 또는 착각과 허구일 뿐이다. 또 태껸이나 태극권 혹은 요가와 같은 무술-명상 수련에서 맛볼 수 있는 우리 심신과 세계의 조화로운 일치감과 성취감, 음악과 스포츠 활동이나 무용 등 신체 활동과 예술 표현에서 얻게 되는 정서적 환희와 심신의 생동감과 상쾌함, 순진무구한 아기와 대견하고 슬기로운 어린이들, 강아지, 아기고양이 등 귀하고 어리며 연약한 새 생명 앞에서 느끼는 순수한 환희와 감사-축복의 느낌, 사랑하는 사람을 포옹할 때의 황홀한 행복 등등 인간의 모든 인지적-정서적 경험들과, 감각과 인식의 소중하고 다양한 체험들도 모두 부정적 의미의 환상에 불과하다. 게다가 질병(疾病), 부상(負傷)과 불구(不具), 죽음 등 인간 삶의 실존적이며 구체적인 고통 현상들, 그리고 개인이나 인간집단의 윤리-도덕적 악행과 범죄행위, 또 그 사회적 결과들에 대해서도 필연적으로 방기(放棄)-방임주의적(放任主義的) 단정을 내리게 된다. 왜냐하면, 인간의 육체성(肉體性)이 환상이라면 인간의 육체적 질병과 고통과 죽음 역시 환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간 존재의 개체성이 인식론적 착각이요 망상이라면, 행동과 행위의 책임주체로서의 인간개인이나 특정집단도 헛된 환상일 뿐이다. 그러므로 개별인간과 특정 인간집단의 낭비, 과식, 과소비, 사치, 게으름, 방종, 중독, 만취, 자포자기, 교만 등과 같은 도덕적 타락과 자기 파괴, 악행, 그리고 환경-자연 파괴행위와 생명-동물 학대, 모욕과 폭언, 인간차별, 폭행, 사기, 착취, 살인, 고문, 성폭력 등과 같은 구체적이고 극악한 범죄행위들도 본질적으로는 그 행위 자체와, 책임과 피해의 주체(主體)조차 실질적으로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유명무실(有名無實)한 가공의 환상일 수 밖에 없다. 

만약 누군가 물질 세계와 그 안의 자기 육신이 그릇된 환상임을 깨달아, 자기 육체성과 그에 따른 개체성의 미혹으로부터 이제 자유롭다고 느껴, 스스로 육신 생명을 끊어 온갖 환상에서 궁극적으로 벗어났음을 확신-확인하려 한다면, [기적에 이르는 길]의 세계관 안에서 과연 그 자해-자살행위를 만류할 까닭이 있을지 의문이다.

공무원이나 공기업의 한 직원이 자기 직장 내부에서 은밀히 진행되고 있는 부정부패와 비리를 알게 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그가 만약 [기적에 이르는 길]의 수련자라면, 그런 불의를 고치기 위해 부정부패의 주동자와 비리 관련자들을 사정기관이나 사법당국에 고발하는 ‘내부자 고발’에 나설 수 있을까? 아니면, 눈 앞의 세상과 타인이 모두 ‘내’가 지어내고 꾸민 내 마음의 환상이므로, 직장동료를 지적-설득하거나 고발-처벌해 더 이상의 범죄행위를 막고 그릇된 현실을 바로잡기보다는, 나 아닌 타인을 범죄자로 보며 또한 왜곡되고 추한 세상을 짓고 꾸며내는, 나 자신의 그릇된 인식 그 자체를 바꾸고 고치려 오직 치열한 마음-다스림에 몰두하게 될까? [기적에 이르는 길] 수련자들이 인권 유린과 압제에 맞서 정치-사회-구조적 불의에 항거하는 정의로운 용기와 심리적 동기를 가질 수 있을까?  인권 보호와 사회의 민주화를 위한 노력, 사회악 개선을 위한 자기 희생과 투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느끼고, 생각하고, 실천하게 될까?

유대교의 예언자 문학/영성 전승은 물론이거니와, 그 정신과 전통을 계승한 그리스도교 안에는 투철한 사회-현실 참여의 동력이 여전히 살아있다. 굳이 중남미의 해방신학이나 한국의 민중신학, 한국가톨릭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와 가톨릭정의구현사제단의 존재와 활동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그리스도교의 시조, 나자렛 예수는 그 스스로 당대 유대사회의 억압적 사회현실과, 정치-종교 권력자들과 기득권자들의 부패와 위선과 죄악을 신랄하게 비판한 사람이었다. 역사의 인물 나자렛 예수는, 불의와 억압과 외침(外侵)이 끝나고 만인을 위한 정의와 행복이 실현될 ‘하느님 왕국의 지상 도래’가 임박했다고 외쳤던 세례자 요한의 예언에 승복-동조(承服-同調)해 그에게 세례를 받았던 인물이다. 예수는 가난하고 억압받고 불행한 사람들을 축복했고, 반면에 부자와 정치-종교 권력자들의 자기합리화와 위선과 호의호식을 맹비난했다. 그는 불의와 억압과 고통으로 가득 찼던 당대의 세상이 이른바 인식과 관점의 전환이나 마음 속 깨달음만으로, 갑자기 증발-정화되거나 소거-변환되리라고 믿지 않았다. 정의와 평화와 행복이 구현될 하느님 왕국의 지상도래를 믿고 기도하며, 불행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한 자선과 사랑을 일상의 삶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하라고 제자들에게 가르쳤다.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바로 그 나자렛 예수의 이름을 빌어, 혹은 그의 은밀하고 특별한 속삭임이거나 현대를 위한 새로운 계시요 가르침이라며, 불의와 불행 그리고 그 개선 가능성과, 정의 구현에 대한 갈구와 행복에의 희망이 공존하는 이 세상과, 선과 악에 모두 열려있는 구체적 인간 실존을, 꿈에서 깨어나면 사라질 허무한 환상이요 인식의 착각이며 허구라고 강변해도 될까?

이는 역사의 인물 나자렛 예수에 대한 뻔뻔스런 모욕, 나아가 범죄적 모독으로까지 보이기도 한다. 역사의 인물 나자렛 예수가 지녔던 세상과 인간에 대한 애정, 정의감, 가난하고 억압받고 불행하고 병든이들을 향한 연민과 옹호, 납치-구속되어 철저한 모욕과 혹독한 구타를 당하고 십자가형이라는 잔인한 극형을 받아 목숨을 잃도록, 부패-타락하고 부당한 압제-권력자들에게 끝까지 맞섰던 비분과 용기 그 모든 것 역시 이 세상과 인류 역사라는 꿈과 환상 속에서 일어났던 가공의 희비극이요 한바탕 가상의 쇼(Show)였다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사실 [기적에 이르는 길]의 우주기원설과 구원론은, 유대-그리스도교의 전통 신앙보다는 오히려 고대 그노스티시즘(Gnosticism)을 계승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기적에 이르는 길]과 그노스시티즘(Gnosticism)의 유사성을 간단히 짚어보자.

     7. [기적에 이르는 길]과 그노스티시즘(Gnosticism)의 유사성

고대의 그노스티시즘(Gnosticism)은 대단히 넓은 지역과 많은 민족, 여러 문화권에 두루 퍼져 있었고, 무척 다양한 계파와 지류를 형성했었다. 그노스시티즘은 북아프리카 지역과, 이스라엘을 포함한 중근동, 아라비아, 이라크, 터어키-소아시아, 페르시아,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지중해 연안의 남유럽 등지에서 명맥을 유지했으며, 지역, 민족, 문화, 토착종교 전통에 따라 세부적 신조들과 종교의식의 행태들도 변이가 심해, 딱히 한 가지 색깔로 분류해 정의할 수 없을 만큼 다채로왔다.

그러나 모든 그노스티시즘 종파는 그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물질우주와 육체를 지닌 생명체들로 이루어진 현상세계를 참된 실재(Reality)가 아닌, 극복되어야 할 미혹(迷惑 : Maya)과 환상(illusion)으로 치부해 멸시-경시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노스티시즘을 따르면, 인간은 본래 신(神) 자신의 일부이거나 혹은 신(神)의 자녀로서 천사(天使 Angel)와 같은 순수한 영적 존재였음에도, 일종의 하급(下級) 우주인 물질-우주와 저질(低質) 존재 형태인 육신에 갇히게 된 불행한 포로 혹은 저주받은 죄수와 같은 존재이다. 인간은 윤회전생을 포함한, 의식정화(意識淨化)와 영혼성장(靈魂成長)의 노고(勞苦) 과정을 견뎌내야 한다. 그리고 영혼진화(靈魂進化)의 마지막 절정단계에서 궁극적 그노시스(Gnosis: 지혜)의 인식과 획득을 통해 물질-우주와 육신-존재에서 해방된다. 인간은 물질과 육신을 초월함으로써 마침내 순수한 영적 존재로서의 본래적 자기를 깨우쳐 되찾고 참된 신(神)과의 영화롭고 복된 일치를 회복할 수 있다.

더군다나, 일부 그리스도교파적 그노스티시즘은,‘신(神)의 아들 예수가 그의 수난-죽음과 부활을 통해 인간과 세상을 구원했다’는 그리스도교의 핵심교리를 부정한다. 일부 그리스도교파적 그노스티시즘에서 예수는, 우리를 구원과 해방으로 이끄는 참된 지혜(智慧 : 그노시스 Gnosis)를 인식-획득하는 길을 몸소 보여주고 가르친, 구도자들의 참된 모범이요, 전형(Archetype) 같은 존재이다. 정통 그리스도교에서 절대 중시하는 구원의 중보자(仲保者), 곧 구세주로서의 예수의 신성(神性)에 대한 믿음과 고백보다는, 인간 예수가 도달하고 가르쳤다는 참된 지혜(Gnosis)를, 구도(求道)의 당사자가 예수를 본받아 직접 인식-획득하는 것이 인간구원의 관건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같은 일부 그리스도교파적 그노스시티즘의 세계관과 인간구원론은 그 자체가 바로 [기적에 이르는 길]의 세계관이라고 해도 특별한 무리가 없어 보인다. 다시말해 [기적에 이르는 길]과 일부 그리스도교파적 그노스시티즘의 세계관과 인간구원론은 내용적으로 서로 베꼈다고 할 만큼 비슷하다:

구체적으로는, [기적에 이르는 길]도 일부 그리스도교파적 그노스티시즘과 마찬가지로, 예수를 보통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게 본다. [기적에 이르는 길]의 예수는,‘육체성(肉體性)과 개체성(個體性)’이라는, 소아(小我 : Ego)의 인식론적 ‘망상과 착각’으로부터 깨어나, 인간 자기(自己)규정의 근본적 전환으로서의 완전한 용서(Forgiveness)를 체득(體得)-구현(具現)한 이상적 모범이요, 모든 구도자들의 맏형일 뿐이다.

[기적에 이르는 길]을 따르면, 예수가 회복한 ‘신(神)의 자녀됨(Sonship of God)’과 ‘신(神)의 아들로서의 그리스도(Christ, the Son of God)’라는 지위와 속성은 예수 뿐 아니라 인간 모두에게 실현 가능한 존재양태이다.

그리고 근본적으로는, 우리 모두가 그런 ‘신(神)의 자녀됨(Sonship of God)’과 ‘신(神)의 아들로서의 그리스도(Christ, the Son of God)’라는 지위와 속성 곧, ‘지복(至福)의 신(神)-인(人) 일치상태’에서 떠나거나 벗어난 적이 없다는 것이 [기적에 이르는 길]의 핵심메시지이기도 하다.

[기적에 이르는  길]을 따르면, 우리의 개체성과 육체성, 나아가 물질우주 자체가 실체적 존재양태나 규정이 아닌 단지 인지론적 착각과 환상이므로!


8. 結語

여태까지 책, 혹은 ‘영성운동’으로서의 ‘기적에 이르는 길(A Course In Miracles)’에 대해, 책의 집필-창작과 성립-완성 과정, 그 창작자들의 비정상적 인간관계가 책의 탄생-완성에 미친 심리역학적 / 정신병리학적 배경, 책의 중심 내용, (유대-) 그리스도교 신앙 전통과의 비교, 그노스시티즘과의 유사성 등을 중심으로 살펴 보았다.

오랜 세월 동안 ‘기적에 이르는 길(A Course In Miracles)’에 몰두해 공부하고, 노력과 시간을 쏟아 연구-분석한 사람으로서, 선의의 영성탐구자와 구도자 들에게 조금이라도 타산지석( 他山之石 )의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 글을 썼다.

‘기적에 이르는 길(A Course In Miracles)’의 수련자 / 학생, 나아가 교사와 스승을 자처하는 많은 사람들이 우스꽝스러운 선민의식과 궤변-고집, 공격적 편집증과 망상 등에 사로 잡혀 헤어나오지 못하고, 인품이  급속도로 경직되어 조악하게 변하고, 마침내 정서-정신적인 왜곡과 인격적 파국을 맞는 것을 자주 목격했다.

물론 기존 그리스도교 근본주의 교파나 갖가지 동서양 신흥종파, 사이비 영성운동 들에는 이런 현상과 폐해가 늘 있어 왔다.

문제는 ‘기적에 이르는 길(A Course In Miracles)’이 일단 겉으로는 무한한 용서와 내면의 평화, 전 인류에 대한 보편적 형제애 등의 미덕을 침이 마르도록 반복하며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데에 있다.


그러나 ‘기적에 이르는 길(A Course In Miracles)’이 ‘예수 그리스도’라는 인류 최고의 위인이자 성현, ‘神人-神子’의 직접 계시라며 엄청난 권위의 무게로 신비화해서, 정작 그 결론으로 제시-설득-전파하는 것은, 고대 동서양의 사이비 그노스시티즘, 곧 ‘세상-물질-육신의 구체성과 실존성’에 대한 극단적 가치절하와 철두철미한 부정이다. ‘기적에 이르는 길(A Course In Miracles)’은 극한의 염세주의, 육신-물질 폐기- / 무용론, 세상사에 대한 냉소적 방관과 거짓 초탈, 비겁하기 짝이 없는 현실도피, 삶의 구체적 과제와 난관 앞에서의 무기력한 체념 들을 그 수신자와 실천-수련자들의 뇌리와 행동에 심고 새기며 세뇌한다.

우리는, 우리가 원해서든 아니든, 피와 살과 뼈를 갖춘 육신의 존재이며, 셀 수 없이 많은 구체적 물체들과 다양하고 신비로운 개별 사물들과 생명들로 이루어진 이 우주 안에서 살아가고 있고, 바로 그것이 우리의 소중하고 은혜롭고 유한(有限)한 삶이다. 누가 어떤 까닭에서든 그 기본적 인간 존재 조건과 실존적 소여 상황을 극단적으로 부정하는 입장을 끝까지 견지하고자 한다면, 그의 삶과 정신은 결국 경직, 왜곡될 수밖에 없다.

그는 매 호흡 매 순간, 가장 기본적인 자기 실존과 그 현실적 존재 양태, 곧 ‘육체성(肉體性)과 개체성(個體性 Individuality)’이라는, 우리 자신의 현상적 실제 그 자체를 부인-부정하고, 그것이 사실이 아니며 환상이요 착각이라고 되뇌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궤변-고집을, 스스로와 타인에게 계속 세뇌-주입하고 우기고 집착하며 살아감으로써 스스로 세상과 자신의 실존에서 소외될 것이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그에 준하는 자기 파괴 행위로 자신이 육신과 물질과 세상에 실질적으로 전혀 얽매이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 확신-증명하고자 할 것이다.

자신을 ‘기적에 이르는 길(A Course In Miracles)’의 수련자, 학생 / 교사로 여기는 이들의 현명하고 냉철한 자기 성찰과 숙고를 호소한다. 소중한 자기 생명과, 정서-정신의 기본적인 건강 보호, 스스로의 인간 존엄을 절대 포기하지 말고, 누가 뭐래도 한사코 지켜주기를 간절히 바라며 충심으로 응원한다.  [끝]

* * 추신 : 윗 글은 2006 년에 처음 쓰였다. 2015 년 3 월 11 일 현재, 위에 언급된 내용 중 다음의 변동사항이 생겼다.

[첫째] A Course in Miracles, by Foundation for Inner Peace ( = Wapnick Standard Version : 내면의 평화 재단 발행, 기적에 이르는 길, 왑닉-기준본 제 3 판 )의 한국어 번역본이 2015 년 2 월 '기적수업 합본'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그리고 '예수의 기적에 이르는 길( Jesus’ Course in Miracles )'로 불리는 유사 휴 린 케이시-본( Pseudo Hugh Lynn Cayce-Version )의 본문( 제 1 권, Text )도 그 사이 우리말로 번역-출간되었다.

[둘째] '기적에 이르는 길'의 편저자 중 마지막 남은 생존자였던 케네스 왑닉( Kenneth Wapnick )이 2013 년 12 월 폐암으로 사망했다. * *

    - 박인영 ( www.facebook.com/misaelpar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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